中 당대회 앞두고 다시 고개쳐든 금융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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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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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금융의 소방수로 평가받는 궈수칭 전 산둥성장이 지난 2월 은행감독위원회 주석으로 임명됐다.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에는 매달 한 차례 정치국회의가 개최된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정치국회의에는 중국공산당 서열 1위부터 25위까지 25명의 정치국위원이 참석한다. 정치국위원 중 7명은 정치국 상무위원이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정치국회의의 의제는 '금융위기'였다. 이날 정치국회의가 발표한 문건에는 '금융위기'라는 단어가 두번 언급됐다.

이튿날인 지난달 26일 시진핑 주석은 금융감독기관 수장들을 소집해 금융위기 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것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단 하나의 리스크 요인이나 감춰진 위험에 태만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당국이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이 그만큼 높다는 뜻도 된다.

특히 중국공산당은 오는 10월 혹은 11월 제19차 당대회(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차기 공산당지도부가 선출된다. 이를 앞두고 중국사회는 최소한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 금융위기가 발생한다면 공산당 책임론이 불거질 수 있다. 이 같은 배경에 중국지도부가 선제적인 금융위기 방지에 나섰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은행지표 초우량, 하지만

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은감회)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중국 상업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1조5800억 위안으로 전체 대출채권 대비 1.75%의 비중을 차지했다. 시중은행의 대손충당금은 모두 2조8236억 위안으로 적립비율은 무려 178.8%였다. 자기자본비율(바젤 기준 8%)은 국제기준치를 훌쩍 뛰어넘은 13.26%를 기록했다. 이 같은 수치는 글로벌 '초우량'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공개치를 믿는 이는 없다. 우리나라 은행 같았으면 벌써 부실채권으로 분류돼 충당금을 쌓아야 할 대출채권들이 중국에서는 정상여신으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해 연말 중국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을 15% 선으로 추산했다. 부실채권이 15%면, 한 발만 삐끗해도 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위기상황임을 의미한다. 

◆부동산대출, 기업부실이 금융뇌관

금융위기의 진앙지로는 우선 부동산대출과 기업부실대출이 꼽힌다. 크레디트스위스의 왕타오(汪濤) 이코노미스트도 “중국 은행이 부동산에 노출된 리스크 규모가 54조~72조 위안으로 은행 전체 자산의 24~31%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행 등 4대 국유은행의 경우 지난해 신규대출의 60% 이상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한 곳의 부동산대출 부실은 다른 곳으로 들불처럼 번져가게 된다. 게다가 지금은 부동산경기 위축기다.

기업부실 역시 은행들을 위축되게 만든다. 올 1분기 7개사가 발행한 회사채 9건이 디폴트됐다. 이 중 4건은 동북지역 철강사가 발행한 채권이었다. 은행대출을 못 받는 한계기업들이 발행한 채권들이 디폴트났다는 점은, 은행대출이 이미 상당부분 부실화되었음을 시사한다.

◆정책 시행과 부작용의 악순환

금융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금융당국이 자금시장을 긴축시키고 있지만 이는 또 다른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인민은행은 7일짜리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를 지난해 8월 2.3%에서 최근 3%로 단계적으로 올렸다. 이 같은 긴축조치는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져 은행권의 대출 회수로 나타나고 있다. 은행들의 긴축경영은 실물경제 위축으로 이어진다.

이 밖에도 P2P 대출, 교차금융상품, 자산관리상품(WMP)의 부실화 역시 중국금융에서 언제 터질지 모르는 지뢰로 인식된다. 이들에 대한 규제책도 쏟아지고 있며 이로 인한 부작용 역시 발생하고 있다. 결국 중국 당국이 자칫 부채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한다면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끊이지 않는 형편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정확하게 예측해 유명해진 카일 배스 헤이먼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은 지난 2일 밀컨글로벌콘퍼런스에서 "향후 12개월 내에 중국에 신용버블 붕괴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정부는 금융권의 과도한 부채규모를 줄이고 대대적인 금융 구조조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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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1분기 말 은행권 지표(자료:중국 은행감독관리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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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총자산   238조5000억 위안
업계 총부채   220조4000억 위안
분기 순이익         4933억 위안
자산이익률           1.07%
자본이익률          14.77%
부실채권 잔액   1조5800억 위안
부실채권 비율        1.74%
대손충당금        2조8236억 위안
충당금적립비율     178.8%
BIS자기자본비율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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