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하자마자 4강 정상과 전화외교 시도…'코리아 패싱' 불식 의도
G20 회원국 정상과도 통화…7월 G20 회의 정지작업 일환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이상헌 김승욱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취임 축하전화를 받았다. 러시아 대통령이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취임 축하전화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를 마지막으로 한반도 주변 4강 정상과의 전화외교를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러시아의 건설적 역할을 부탁했고, 푸틴 대통령도 건설적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며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북극항로 공동개척을 비롯해 에너지 협력·양국 간 송유관 및 철도 연결 등 구체적인 경제협력 방안도 제안했다.
이에 앞서 문 대통령은 취임 첫날인 10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으며, 11일에는 중국 시진핑 주석과 일본 아베 총리를 차례로 통화했다.
통화시간은 시진핑 주석이 40분으로 가장 길었고, 트럼프 대통령과 30분, 아베 총리와 25분, 푸틴 대통령과는 20분간 통화했다.
4강 정상과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공통으로 거론한 화제는 북핵 문제였다.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주변국과의 대화를 통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는 한미동맹에 기초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할 것을 제안했고, 시진핑 주석에게는 북핵 문제는 포괄적·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하며 제재와 협상을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에게는 양국 간 과거사 문제와 별개로 북핵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서둘러 4강 정상과의 전화외교에 나선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5개월간 우리나라의 정상외교가 중단된 데 따른 국내·외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그간 우리나라의 정상외교가 중단되면서 북핵문제의 해법을 모색함에 있어 대한민국이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 우려가 제기된 것이 사실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4강과의 통화에서 북핵 문제를 최우선으로 거론하며 주도적으로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주변 4강국 외 G20 회원국 정상들과도 통화하며 전화외교의 폭을 넓혀나갔다.
문 대통령은 11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통화한 데 이어 12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 말콤 턴불 호주 총리와 통화했다.
G20 회원국 정상인 이들과는 불과 두 달 뒤인 7월7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마주쳐야 한다.
문 대통령이 이들 정상과 전화외교를 시도한 것은 양국 간 우호를 다지기 위함은 물론, G20 정상회의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도출하기 위한 정지작업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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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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