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체설' 안규백 "개국공신인데" 아쉬움…'물갈이' 필요 지적도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전면적인 인사 쇄신 카드를 내놓음에 따라 이번주 초 대대적인 당직개편이 예고되고 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서는 특정 인물을 특정한 자리에 기용하기 위한 '물갈이'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과 함께 대선을 마치고 집권 초기부터 분란의 소지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당청간의 관계가 정립되는 민감한 시기인 만큼 이번 당직개편이 어떤 변수로 작용할 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인사 개편 작업이 이미 어느 정도 진행이 됐다. 이번 주 초 초쯤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추 대표는 당직 개편을 '중폭 이상'으로 진행할 방침이라고 주변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당으로 변화한 위상에 걸맞게 당·정·청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인적 쇄신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 추 대표의 생각이다.
추 대표 측은 중폭 이상의 당직 정비는 물론 집권당으로의 '혁신 프로그램' 가동을 통해 당의 전반적인 체질 개선을 올 연말까지 마무리해야만 내년 예고된 헌법개정과 지방선거 등을 충실히 대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새 정부와 청와대가 청문회 준비로 인해 정비 속도가 늦춰지고 있는 만큼, 당이 앞장서 개편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판단도 깔렸다.
추 대표 측 관계자는 "지금은 전면적인 개편을 해야할 때다. 선거를 마치고 집권당이 된 지금이 아니면 정비할 때가 없다"며 인사개편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런 취지와 달리 당내에서는 대선 승리의 공을 세운 당이 오히려 '쇄신'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불만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이번 개편의 배경에 김민석 전 의원을 사무총장직에 임명하기 위한 의도가 있다는 추측도 계속해서 나온다.
이미 추 대표가 안규백 사무총장에 대한 경질을 시사했다는 것이다.
안 사무총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현 당직자들이) 개국공신 아닌가. 선거를 치밀하고 과학적으로 준비했고 당을 추슬러왔는데, 지역구에서 얼굴을 못들게 됐다"며 쇄신 대상으로 지목된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근 휴대전화를 끄고 외부와 연락을 차단했던 그는 인사개편 관련 추 대표의 연락을 받았냐는 질문에 "아니다. (경질설을) 언론을 보고 알았다. 추 대표가 전화를 몇번 했는데 내가 받지 않았다. 드릴 말씀도 없다"면서 "그래도 대표가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움직임을 바라보는 당내 의원들의 시선은 복잡하다.
일부에서는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정권교체를 이룬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마치 내분이 시작된듯 비치는 모습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이다.
최근 인사추천위원회 설치안을 두고 이미 한차례 의견대립으로 당내 분위기가 민감해진 상황에서 무리하게 인사개편을 밀어붙일 필요가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반면 추 대표 구상대로 당을 일신하는 작업은 필요하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원래 큰일을 치르고 나면 개편과 쇄신이 필요하다"며 "집권여당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당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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