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10만원 준대도…" 농번기 일손부족에 농민들 발만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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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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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종합=연합뉴스) "아이고 말도 말세요. 일손이 딸려 죽을 지경입니다."

전북 임실군에서 복숭아밭을 운영하는 임재택(60)씨는 요즘 새벽부터 해 질 녘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복숭아 농사 중 가장 바쁜 시기이기 때문이다. 수작업으로 이뤄지는 '열매솎기' 작업이 한창이지만 제때 인부를 구하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숙련도에 따라 일당 7만∼10만원을 지급하고 있지만 '인력 구하기가 하늘에서 별 따기'만큼 어려울 정도다.

두 곳으로 나뉜 복숭아밭(약 4만9천500㎡)을 경작 중인 임씨는 "요즘 하루 일손은 10여 명 정도가 필요한데 4∼5명 정도밖에 구하지 못해 속이 터진다"면서 "그나마 임실지역은 군농촌인력지원센터에서 인부들을 소개해줘서 사정이 나은 편"이라며 자위했다.

역시 임실군 성수면에서 4천여 평에 쌀농사를 짓는 박모(61)씨는 5월 말에 시작될 모내기를 앞두고 걱정이 많다.

요즘 논농사는 기계화로 이뤄지기 때문에 일손이 많이 필요하지 않지만, 모판을 논으로 실어나르고 이양기에 모판을 얻는 작업은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해야 한다.

그도 하루 품삯으로 6만∼7만원을 주고 있지만, 고령화 탓에 선뜻 나서는 마을 주민이 없어 속만 태우고 있다.

1년 중 가장 바쁜 농번기를 맞아 밭작물과 과수 농가마다 일손을 못 구해 아우성을 치고 있다.

국내 최대 농도인 전남은 이번 농번기(5∼6월)에 15만9천200㏊에서 모내기, 1만5천908㏊에서 보리 수확, 2만992㏊에서 마늘·양파 수확작업이 이뤄진다.

모내기는 오는 25일, 보리 수확은 30일, 양파·마늘 수확은 20일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모내기 기계화율(98%), 밭작물 기계화율(56%) 등을 고려해도 이번 농번기부터 연말까지 연인원 215만4천 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양파 주산지인 '무안'과 마늘 주산지인 '함평' 등지에서는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다.

경남도도 올 봄철 영농기간 농가 자체인력과 농기계를 활용하더라도 3만5천여 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관내 양파 주산지인 창녕군은 전체 소요인력(22만6천여 명)에서 4천여 명이 모자랄 것으로 분석됐다.

이 때문에 광역 시도와 일선 시군은 6월 말까지 자체 계획을 세워 농촌일손돕기에 총력전을 전개할 태세다.

경남도 공무원과 군부대, 기업체, 학교, 사회단체 관계자 등은 경남도의 일손돕기 계획에 따라 다음 달 20일까지 애태우는 농심(農心) 현장으로 달려간다.

충북도는 인력난 해소를 위해 외국인 근로자를 현장에 투입하는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는 결혼이주여성의 친정 가족이나 이웃을 데려다가 최장 3개월간 농사현장에 취업시키는 제도로 항공비는 지자체가 지원한다. 임금은 보통 하루 5만원선으로 다급한 농가에는 큰 힘이 되고 있다.

전남도도 오는 22일부터 한 달간 행정력을 '농촌일손돕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시군 읍·면 단위로 농촌일손돕기 창구를 개설하고 지원 일감을 구하는 주민과 대상 농가를 직접 연결해주는 사업을 활발히 벌이기로 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읍·면동사무소에 전담 창구를 개설해 실시간으로 농가와 기업, 참여희망자의 신청을 받고 있다"면서 "단순한 돈벌이 차원을 넘어서 사회봉사 성격도 있어 인력난을 겪는 농촌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황봉규·박병기·손상원·임청 기자)

lc21@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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