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 갈등] 서비스업 경쟁력 높이고, 지역상인도 보호하는 묘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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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4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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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유통팀 = 복합쇼핑몰 등을 앞세워 새 수익원을 찾으려는 대기업과 갈수록 생존이 어려워지는 지역 소상공인들의 대립이 수년째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는 가운데, 새 정부는 이 갈등에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장기적으로는 서비스업도 규제 완화, 대형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겠지만, 단기적으로는 실업 등의 충격을 고려해 소상공인 보호 장치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급격한 서비스업 규제완화·구조조정은 실업 충격…보호장치 유지해야"

심순형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영세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상당수는 제조업 고용시장에서 밀려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업종에서 대형화 등을 추진하고 규제를 완화하면 자업자 등에게는 실업 등 충격이 있을 수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외국 등의 사례를 볼 때, 중장기적으로는 서비스업에도 규제 완화를 통한 '대형화' 전략 등이 필요하지만, 구조조정이 자연스럽게 이뤄져야지 갑작스럽게 추진되면 실업 등이 더 큰 사회적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당분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해 직접적 보호 제도를 유지하고, 간접적으로는 사회 안전망을 강화해 이들이 실패나 구조조정에도 큰 충격을 받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대기업 서비스업 관련 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권오인 경실련 경제정책팀장은 "대형 유통업체 복합쇼핑몰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처럼 초기 도시계획 단계에서부터 제한해야 한다"며 "현행처럼 이미 입점을 한 단계에서 거리 제한이나 의무휴업 등의 제재만으로는 소상공인의 피해를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권 팀장은 복합쇼핑몰 입점에 앞서 제출하는 '상권영향평가서'를 해당 업체가 직접 작성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평가서도 제3의 독립기관이 작성하게 해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복합쇼핑몰 입점이 검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중장기적으로는 규제 없애 대형 서비스기업 길러야"

하지만 현재 생산성이나 부가가치 창출 능력 측면에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가운데 최하위권인 한국 서비스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면 중장기적으로 대기업 규제를 점차 줄여 대형화하고 해외 진출의 길을 터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 내수 시장 규모가 서비스업을 자체적으로 육성할 만큼 크지 않다. 외국 서비스기업들이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해외로 진출했기 때문"이라며 "금융, 물류 등 분야에서도 제조업의 삼성전자 같은 기업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너무 지나치게 복지, 배분, 고용 측면만 강조해 서비스업 규제를 강화하면 서비스 대기업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제조업을 대체할 한국 경제의 성장동력으로서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며 "현재 서비스업에서 경쟁 제한 업종이 너무 많은데, 이건 대기업과 자영업자 모두 망하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서비스업 규제 완화를 하면 내수 부양에 도움이 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 연구원은 "유통 산업과 관련한 규제가 계속되니 현재 기업들이 출점 계획을 보류하고 눈치를 보고 있다"며 "프랑스나 일본 등 해외에서도 전반적으로 규제 완화 흐름이 있고, 유통 분야에서도 규제를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규제를 완화하면 대형마트 매출은 최소 5% 증가하고 내수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dylee@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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