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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가득 채운 국보·보물…'선인들의마음 - 신국보보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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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5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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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는 7월 9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서 개최…최근 지정된 문화재 50여 건 선보여

국보 제319-1호 '동의보감'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국보 1호 숭례문' '보물 1호 흥인지문'. 우리나라 문화재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이 정도는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국보와 보물은 어떻게 지정이 되며, 그 차이점은 무엇일까? 

보물은 유형문화재 중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문화재청장이 지정한다. 보물에 해당하는 문화재 중 인류문화의 관점에서 볼 때 역사적·학술적·예술적 가치가 크고 유례가 드문 것을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보로 지정한다. 보물과 국보의 지정기준과 절차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데, 정부는 1955년 일제강점기에 보물로 지정된 419건을 일괄 국보로 지정했다. 이후 1962년 1월 10일 '문화재보호법'이 제정·공포됨에 따라 국보와 보물로 분류했다.

국보와 보물의 지정 번호는 문화재의 가치가 높고 낮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지정된 순서다. 보물은 일반적인 보물 지정 기준에 합당한 문화재이기 때문에 동일한 수준, 비슷한 종류의 것들이 많아 지정 수량도 국보보다 많다. 2016년까지 지정된 보물은 2060건, 국보는 328건이다.

이 중 비교적 최근 지정된 국보와 보물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열려 학계와 일반인의 주목을 동시에 받는다. 
 

보물 제1872호 '전 회양 장연리 금동관음보살좌상'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영훈)은 문화재청(청장 나선화)과 함께 새롭게 지정된 국보와 보물을 소개하는 특별전 '선인들의 마음, 보물이 되다 - 신국보보물전 2014~2016'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동산분과)를 거쳐 새로 지정된 121건(지정번호 기준)의 국보와 보물 중 50건의 문화유산을 선보인다. 특히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국공립기관, 대학, 개인 소장가 등 28곳에서 출품한 서화, 전적, 도자, 금속공예 등 다양한 종류의 지정문화재들이 한자리에 모여 눈길을 끈다. 

전시는 '신앙', '기록', '삶' 등 크게 세 주제로 구성됐다. 1부 '신앙, 간절히 바라다'에선 우리 선조에게 신앙의 대상이 된 문화재들을 통해 개인적 행복과 사회와 국가의 안녕을 갈구한 염원을 읽을 수 있다. 보물 제1823호 '농경문청동기'를 비롯해 불교미술의 정수인 보물 제1903호 '고려 수월관음보살도', 보물 제1872호 '전 회양 장연리 금동관음보살좌상' 등은 사람들의 믿음과 정성이 여기에 어떤 식으로 투영돼 있는지를 보여준다. 

2부 '기록, 역사에 새기다'는 선인들이 기억을 남기는 중요한 방식으로 글과 그림을 이용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보물 제1871호 '동제염거화상탑지'처럼 단단한 물질에 새겨진 고대의 기록은 오늘날 중요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며, 문자와 그림으로 남겨진 각종 자료는 선인들의 사상과 지혜뿐만이 아니라 수백 년의 전통을 이어온 국가 행사와 의례의 양상을 보여준다. 전시장에서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인 보물 제1901호 '조선왕조의궤', 국보 제319호 '동의보감' 등 세계가 인정한 수준 높은 기록문화도 만날 수 있다.
 

보물 제1823호 '농경문 청동기'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마지막 3부 '삶, 예술로 남다'는 다양한 재질로 제작된 삼국시대 장신구, 고려청자와 금속공예품, 조선시대의 그림과 글씨 등을 소개한다. 보물 제1921호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일괄'(귀걸이)은 극도로 화려한 고대인의 미적 감각을 느끼게 하며, 보물 제1899호 '은제도금화형탁잔'은 고려시대 귀족이 추구했던 취향과 고려인들이 구사했던 섬세한 기술을 보여준다. 또 보물 제1430-2호 '봉수당진찬도'와 같은 조선시대 기록화는 화려한 채색, 생생한 표현 등에서 뛰어난 예술성을 웅변한다. 

이번 특별전은 지난 2007년 5월 '발굴에서 전시까지' 이후 국립중앙박물관과 문화재청이 10년 만에 개최하는 공동기획전으로, 전시품 자체의 아름다움도 주목할 만하지만 그 안에 있는 역사적‧종교적 가치가 더 크게 느껴지는 전시다. '선인들의 마음'이란 제목처럼 작품에 숨겨진 선인들의 이야기를 찾다보면 어느새 그들의 마음이 곧 보물임을 깨닫게 된다.

국보와 보물의 기본적인 개념, 지정 절차, 통계자료 등을 제공해 지정문화재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들을 전시장에서 풀 수 있고, 전시에 소개되지 않은 지정문화재는 영상으로 기본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것도 이색적이다.
 

보물 제1921호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일괄(귀걸이)' [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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