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주진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나흘 만인 14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외교안보·대북정책이 첫 시험대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즉각 소집, 북한에 ‘어떤 도발도 용납하지 않겠다’며 엄중히 경고하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이뤄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해 긴박하고 신속하게 대응했다.
문 대통령은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이 오전 7시 주재한 NSC 상임위에 이어 오전 8시 NSC 상임위에 참석해 20여분간 회의를 주재했다.
회의에는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김 안보실장과 한민구 국방장관, 윤병세 외교장관, 홍용표 통일장관, 이병호 국정원장과 임 비서실장이 참석하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과 홍남기 국조실장이 배석했다. 회의에서는 이순진 합참의장이 화상으로 상황을 보고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신속한 대응은 국민의 안보불안 해소에 방점을 찍고,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통해 핵을 비롯한 대북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 간에 대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정책 방향이나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살펴보겠다는 '탐색전' 차원으로 판단하고 있다. 초반부터 우리 정부의 '도발 불가' 의지를 천명해 북한의 오판을 막겠다는 신호라는 의미다.
문 대통령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조한 것 역시 핵 문제를 비롯한 우리 정부의 대북관계 설정을 미국과 유엔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중심을 두겠다는 뜻을 천명함으로써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하려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문 대통령은 이날 NSC 회의에서 "북한과의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북한이 오판하지 않게 도발에 대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며 "대화가 가능하더라도 북한의 태도 변화가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함을 보여줘야 한다"고 밝혀 '선(先) 태도변화, 후(後) 대화'라는 새 정부의 대북 대응 기조를 분명히 밝혔다.
지난 대선 때 북한과의 대화 병행에 방점을 뒀던 문 대통령이 이번 도발에 대해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무작정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점을 천명했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고, 서훈 국정원장 내정자도 최근 회견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 조건으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북핵문제 해결 물꼬 등을 꼽아 한반도 안보위기 불식이 최우선 과제임을 천명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과의 대화 문제에 대해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1과제다. 구체적 방법은 조금 더 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태도변화가 없으면 대화 가능성이 없느냐"는 질문에 "아까 말씀드린 정도로 하겠다"면서 말을 아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문 대통령의 남북대화 의지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강화 움직임에 배치될 것이라는 일부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문 대통령은 한·미, 한·중, 한·일 정상회담을 조기에 개최해 주변국 지도자들에게 새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하면서 그들의 지지를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실장은 "북한으로부터 핵·미사일 도발 유예 및 중단 선언을 이끌어내고 북핵 동결로 나아갈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역할은 향후 문재인 정부가 남북 협상을 통해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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