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佛대통령 취임식 때 입은 정장은 얼마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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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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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만원대 중저가, 영부인 브리짓도 루이비통 옷 대여…서민층 다가가기 전략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서른아홉살의 젊은 나이로 프랑스 최연소 대통령에 오른 에마뉘엘 마크롱이 평소 즐겨입는 옷의 가격은 얼마나 될까.

마크롱이 14일 엘리제궁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입은 네이비 블루 톤의 정장은 고가의 명품처럼 보이지만 실은 450유로(55만원 상당) 짜리 중저가 기성복 정장이라고 한다. 대선 레이스 때도 그는 주로 몸에 딱붙는 짙은 색의 슬림핏 정장을 입었는데 이 역시 450∼500유로 사이의 중저가 제품이었다.

마크롱의 옷들은 파리 중심가의 부티크 양복점인'조나스 & 시에' 제품들이다.

영업한 지 40년이 되어가는 '조나스 & 시에'는 프랑스 정계에서는 저렴하고 품질 좋은 맞춤 기성복 정장으로 이미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지만, 아는 사람만 아는 곳이다. 겉으로만 보면 허름해서 이곳이 대통령의 단골집이라고 하면 믿기 어려울 정도다.

마크롱뿐 아니라 한때 유력한 사회당 대권 후보였던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마지막 내무장관 마티아스 페클도 단골이라고 한다.

마크롱은 이날 엘리제궁의 홍보특보로 임명한 측근 이스마엘 에믈리앙(30)의 추천으로 이곳을 알게 된 이후 줄곧 여기서 정장을 구입해왔다.

마크롱의 옷만 저렴한 것이 아니다. 이날 취임식에서 영부인 브리짓 마크롱(64)은 루이비통의 라벤더색 투피스를 입었지만, 이는 의상실에서 대여한 것이라고 한다.

마크롱의 보좌진은 대통령 부부가 입은 옷의 제품명과 가격을 취임식 시작 전에 시시콜콜하게 언론에 공개했다.

이런 행보는 투자은행인 로스차일드에서 고액 연봉자로 직장생활을 했던 마크롱이 대선 과정에서 상대측 후보들이 공격한 '금융기득권층과 부자의 대변인'이라는 이미지를 불식시켜 서민층에 더 다가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앞서 대선 레이스에서는 마크롱의 라이벌이었던 공화당 후보 프랑수아 피용(64) 전 총리가 부자 친구로부터 총 1만3천유로(1천600만원) 상당에 이르는 고가의 정장 두 벌을 선물받은 사실이 폭로돼 유권자들의 분노를 부채질한 바 있다.

마크롱의 행보는 전임자들과도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전략이다.

마크롱을 경제보좌관으로 발탁해 경제장관까지 시켜준 '정치적 아버지'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은 노동자 정당을 표방한 사회당 출신임에도 재임 중 머리 손질을 위해 월급이 9천895 유로(1천260만 원)에 달하는 전담 이발사를 둬 구설에 올랐다.

그 전의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역시 사치와 허세를 일삼는다는 뜻에서 '블링블링(bling-bling, 화려하게 차려입은) 대통령'이라는 달갑잖은 별명을 얻은 바 있다.

yonglae@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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