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 5·18 민주화운동 37주년을 앞두고 광주광역시 북구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는 오월 영령을 기리는 추모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회고록을 통해 5·18을 '광주 사태'로 폄하, 시민들을 폭도로 매도하고 자신을 피해자로 언급하는 등 국민적 공분을 사면서 그 어느 때보다 추모 열기가 뜨겁다. 올해는 문재인 대통령이 5·18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지시하는 등 5·18에 대한 제대로 된 재평가가 될 거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전국에서 온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15일 국립5·18민주묘지관리소에 따르면 새 정부 탄생 이후 첫 공식 국가 기념일인 5·18민주화운동 37주년을 앞두고 지난 주말(13~14일) 전국 각지에서 13만6894명의 참배객이 5·18묘지를 찾았다.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누적 참배객은 모두 16만5794명에 달한다.
참배객은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난 9일 이후 크게 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1일 1575명, 5일 2309명이었던 참배객은 대선이 끝난 10일엔 3821명, 11일엔 4200여명으로 늘었다. 13일 하루에만 10만명이 넘게 다녀갔다.
국립5·18민주묘지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해마다 5월 추모 기간에는 방문객이 항상 많지만 올해 5월은 역대 최대로 방문객이 많다"며 "올해는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발포명령자 규명 등 진실규명에 대한 여론이 커지는 등 그 어느 때보다 5·18에 대한 시민의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민주묘역뿐만 아니라 광주 전역엔 5·18 정신계승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잇따라 마련됐다.
17일에는 제37주년 5·18 민중항쟁 전야행사가 5·18 민주광장과 금남로에서 열릴 예정이며 18일에는 5·18 민중항쟁 제37주년 기념식이 열리는 등 5월 행사가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날의 희생을 기억하기 위한 학술대회와 거리공연도 진행된다.
19일 전남대에서는 '오월後, 87년체제와 30년: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한다'를 주제로 학술대회가 열린다. 광주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의미를 알아보는 청소년 강연, 충장동 원각사에서 열리는 5 ·18희생자와 세월호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법회, 20일엔 5 ·18국립묘지와 목포신항 세월호 추모순례, 금남로, 망월동, 조선대 일원에서의 퍼레이드와 세미나, 5 ·18국립묘역 순례 등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오월을 잇다' 행사도 열리는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광주 민주화 운동 정신을 알릴 예정이다.
앞서 14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는 5·18 구속부상자회 주관으로 '오월의 난장' 행사가 개최됐다. 13일에는 5·18 민중항쟁 기념 2017 범국민대회와 5·18 민중항쟁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가 광주시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민주주의를 외치던 배고픈 시민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주던 모습도 재연됐다. 1980년 5월 당시 항쟁에 참여했던 여성생존자 등 5·18을 직접 경험한 여성들이 광장에 나서서 37년 전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 여성들의 다양한 활동을 알린 '오월여성제 - 다시 광장에 서다'도 진행됐다. 5·18민주화운동기록관에서는 '5월 기획전'으로 '발포-기억해야 할 것들에 대한 기록' 전시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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