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유진그룹이 현대저축은행의 모회사인 KB증권과 이번 주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전망이다.
15일 투자은행(IB) 및 재계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늦어도 다음 주까지 KB증권이 보유한 현대저축은행 지분 100%에 대해 SPA를 완료하고, 실사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의 대주주 적격 심사에 시간이 수 개월 소요되는 만큼, 최대한 인수를 조기에 마무리 지으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KB증권은 지난 달 26일 현대저축은행에 대한 매각 본입찰을 실시한 바 있다. 유진그룹은 지배기업인 유진기업과 계열사인 유진프라이빗에쿼티(PE)가 각각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한 컨소시엄을 통해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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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그룹은 인수가로 업계 예상인 1500억원보다 500억원 많은 2000억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유진그룹은 이번 인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유진투자증권, 유진자산운용, 유진투자선물 등 금융 계열사에 더해 현대저축은행을 보유하게 될 경우 고금리 대출상품을 활용한 신용공여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이미 자본이 6590억원인 유진투자증권의 경우에는 현행법상 자기자본의 100%까지 가능한 신용공여 사업 한도를 모두 소진한 상태다.
유진그룹이 기존 유력 인수자로 떠오르지 않다가 지난달 26일 매각 본입찰에 이름을 올린 것도 이런 영향이 컸다는 얘기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약한 금융권을 강화할 수 있는 발판이라는 내부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이 인수에 따른 시너지 검토를 지시한 결과, 금융업권에서 큰 효과가 기대된다는 보고를 받고 입찰로 급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저축은행업계 8위인 현대저축은행은 지난해 기준 총자산 1조7000억원, 영업이익 492억원, 당기순이익 374억원을 기록하는 등 수익도 꾸준히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 관계자는 "대주주 적격 심사까지 통상 2~3개월 소요되는 만큼, 실사를 통해 여러 가지 상황들을 면밀히 들여다 볼 예정이다"면서 "확실히 시너지는 있다는 게 경영진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인수대금은 유진 PE가 외부 펀딩을 통해 조달할 계획이다"며 "이번 인수를 통해 금융부문에서 영업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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