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멕시코 남부에서 무장괴한 100여 명이 이 지역에서의 마약범죄를 취재하던 취재진 7명을 습격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매체 라 호르나다가 14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라 호르나다의 기자 2명을 포함한 취재진은 게레로 주 산 미겔 토토라판에서 현지 치안 당국의 단속 활동을 취재하던 중이었다. 이곳은 마약 갱단들 간의 전쟁이 빈번해 치안이 특히 취약한 것으로 유명하다.
취재진은 두 대의 SUV 차량에 나눠 이동 중이었는데 괴한들이 이들을 습격해 카메라 등의 장비와 휴대폰, 소지품과 차량 한 대를 훔쳐 달아났다. 또한 이들은 기자들에게 당장 돌아가지 않으면 산 채로 태워 죽이겠다고 살해위협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취재진은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현지 언론인들은 “표현 자유가 위협 받고 있다"며 위기감을 나타내고 있다.
멕시코는 마약 갱단이 활개를 치고 있어 치안이 가장 불안한 나라 중 하나다. 이들에 비판적인 언론인은 목숨을 각오해야 한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1992년 이후 멕시코에서 살해된 언론인의 수는 40명에 이른다. 국경없는기자회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99명이 피살된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 이후에도 언론인 6명이 비판적인 보도 등을 이유로 무참히 살해됐다.
무법천지로 변한 멕시코의 치안이 내전 수준이라는 지적마저 나온다. 지난 5일 영국의 싱크탱크 국제전략연구소는 지난 1년 동안 치명적 유혈 충돌이 가장 많은 나라로 극심한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에 이어 멕시코를 2위로 지목했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마약 범죄조직 간 전쟁으로 사망한 이는 2만3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준 전시상태인 아프가니스탄(1만7000명), 이라크(1만6000명)에 비해서도 더 많은 수준이다.
연구소는 이것이 세력 간 경쟁 때문이라고 지적하면서 "멕시코에서는 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살인이 벌어지고 이는데도 국제사회는 멕시코의 이 같은 상황에 큰 관심을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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