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대륙 물들인 한국 수묵화…김호석 '빛 속에 숨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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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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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印 국립현대미술관, 사상 첫 한국미술가 초대전 개최

  • 4년간 공들인 신작 30점 등 총 83점 선보여

김호석, '황희'(1986)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인도 뉴델리 국립현대미술관(관장 아드와이타 가다나야크)에서 한국인 작가가 최초로 개인전을 열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도 국립현대미술관과 주인도 한국문화원(원장 김금평)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수묵화가 김호석(60)의 초대전 '빛 속에 숨다'를 개최한다. 김 작가의 작품이 인도에 소개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로, 그는 지난 2015년 인도 국립박물관의 '1 Lotus 8'전과 2016년 인도 국제아트페어를 통해 현지 미술 전문가들의 호평을 받았다. 1954년 개관한 인도 국립현대미술관은 인도 정부 산하의 미술관으로, 뉴델리에 위치한 본관은 세계에서 가장 큰 현대미술관 중 하나다.

김호석 작가는 홍익대 동양화과에서 한국의 근·현대 시대성이 농축된 역사화와 농촌 풍경화로 초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인간과 사회상에 대한 은유와 해학이 짙은 선화, 가족의 일상생활 모습을 통해 평범한 사람의 꿈과 행복을 드러내는 가족화 등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문사철'로 대표되는 인문학적 소양과 다양한 동물 소재로 부조리한 시대상과 인간의 끝없는 욕망 등을 풍자하는 것은 그의 전유물로 일컬어질 정도다.
 

김호석, '한밤의 소'(2014)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그는 동양화론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는 전통 초상화의 권위자로서, '배채법'을 화면에 실현하는 극히 드문 수묵화가로 인정받는다. 199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기도 한 그는 국내외 유명 미술관 전시를 통해 자신의 작품 세계를 널리 알려 왔다. 성철 스님, 법정 스님 등을 비롯한 한국 불교의 큰 스님들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정 작업을 맡았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현재 국립현대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호암 갤러리, 아라리오 갤러리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사유와 개념, 종교와 철학의 근원지로 불리는 인도를 꼭 닮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전시장엔 김 작가의 대표작 53점과 처음으로 공개하는 신작 30점 등 총 83점의 작품이 펼쳐진다. 특히 작가가 4년간 몰두한 신작 '빛 속에 숨다', '물을 탁본하다' 등은 미물을 소재로 자연의 본질과 생명의 지극함을 말하고 있어 현지 관계자들도 높은 관심을 보인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 작가노트를 통해 "최근 우리 사회는 보이는데 안 보이고, 뻔히 드러났는데 아무것도 없는 그런 고도의 서술을 보았다"며 "바퀴벌레, 벌, 개미 등의 미물을 그리면서 이성적인 것들과 이성을 넘어서려는 표현·설명을 줄이고 무의식의 세계를 경험하는 것은 희망이었지만 어려운 멍에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호석, '관음'(2012) [사진=문화체육관광부 제공]


메그나 비야스 아로라 인도 국립현대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는 절대적으로 현실적인 아름다움을 찾아 음미하게 하는 한편, 숨겨진 진실에 대한 탐구와 그 깨달음을 자극한다"며 "개개의 작품들 꿈의 기억과 연결돼 세상에 반향을 이끌어 내는 일상의 흔적을 찾아간다"고 소개했다. 

오는 20일 열리는 개막식에는 인도 문화부장관과 주인도 한국대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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