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류태웅 기자= 호남 향토 기업인 고려시멘트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배경을 두고 업계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업황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상장을 한 데다 고려시멘트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경우 시장 판도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시멘트는 전날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인 엔에이치스팩3호와 합병해 코스닥 상장사로 거듭났다. 총 상장주식수는 3047만9960주다.
상장 첫날 주가는 3090원으로 가격제한폭(29.83%)까지 뛰었다. 이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1073억원에 이른다.
고려시멘트는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시멘트, 레미콘 생산 기업이다.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석회석을 직접 채굴해 시멘트로 가공한다.
업계 안팎에서는 고려시멘트의 상장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건설·건자재 담당 연구원은 "고려시멘트는 지방을 거점으로 하는 중소 시멘트회사"라며 "기존 시멘트 회사들을 위협하기엔 크기가 너무 작다"고 말했다.
때문에 고려시멘트가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생산시설 확장 등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포석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동안 국내 시멘트시장은 한일시멘트, 쌍용양회, 삼표시멘트, 현대시멘트, 아세아시멘트, 성신양회, 한라시멘트 등 7개사가 사실상 점유해 왔다. 하지만 고려시멘트가 경쟁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경우 기존 시장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다.
물론 당장은 고려시멘트의 생산능력이 낮아 큰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 고려시멘트는 지난해 총 114만9066t의 시멘트를 출하하는데 그쳤다.
이에 대해 고려시멘트는 조달 자금으로 시멘트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릴 의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고려시멘트 관계자는 "국내 시멘트산업의 생산능력은 이미 수요를 앞지른 상태"라며 "회사 내부적으로도 시멘트 생산 확대를 위한 직접적인 투자는 지양하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시멘트 사업부문을 캐쉬카우로 해서 레미콘이나 기타 시멘트로 하는 2차 제품 사업을 더욱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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