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신지홍 이승우 특파원 = 미국의 쿠르드계 시리아 민병대 무장 지원 문제를 놓고 갈등을 빚어온 미국과 터키의 정상이 16일(현지시간) 직접 만나 머리를 맞댔지만 결국 해법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열어 시리아 분쟁의 해법을 둘러싼 이견 등으로 훼손된 양국 관계를 복원하자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이었던 미국의 쿠르드계 시리아 민병대 지원 문제에는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인 미국과 터키는 최근 쿠르드계 시리아 민병대를 무장시켜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활용하려는 미국의 계획을 놓고 갈등을 빚어왔다.
미국과 터키는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을 테러 조직으로 인식하는 공통된 시각을 가졌지만, 쿠르드계 시리아 민병대의 정체를 놓고 상반된 인식을 보여왔다.
터키는 쿠르드계 시리아 민병대를 PKK의 일파로 보고 미국에 대해 지원 중단을 압박해 왔지만, 미국은 쿠르드계 시리아 민병대를 우군으로 인식하면서 시리아 북부 전장에서 연합 작전을 펼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성명을 통해 쿠르드계 민병대의 무장을 지원하겠다고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과 터키 양국이 시리아 분쟁을 종결하도록 서로 약속된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에르도안 대통령은 별도의 성명에서 미국이 쿠르드계 시리아 민병대를 무장시켜 IS 격퇴전에 동원하는 행위를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에 앞서 지난 14일 연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의 쿠르드계 민병대 지원 문제를 언급하며 "터키는 더 인내심이 없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다.
회담에서는 터키가 지난해 7월 발생한 쿠데타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터키 송환 문제를 놓고도 긴장이 조성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망명 생활 중인 귈렌의 송환을 공식으로 요청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미국은 터키와의 군사적·경제적 동맹 관계를 재정립할 것"이라며 터키가 IS와 PKK를 격퇴하는 활동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터키가 시리아에서의 끔찍한 살육에 종지부를 찍으려는 리더십을 보인다고 경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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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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