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송창범 기자 = 이영규 웰크론 회장과 임석원 태평양물산 대표가 ‘기능성 침구’를 주력으로 한 거침없는 신사업 도전 행보로, 업계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은 각각 에너지환경 기업과 글로벌 무역회사를 지향해 전혀 다른 성격으로 보이지만, 미래사업을 이끌 ‘침구’ 시장을 기반으로 하면서 각각 특색 있는 ‘기능성 제품’을 선보이고 있어, 한판 승부가 예상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이영규 회장과 임석원 대표는 각각 의류용으로 사용되던 ‘극세사’와 ‘구스다운’을 침구에 적용, 침구류 시장을 기능성 시장으로 새롭게 변모시키는 경쟁을 펼쳤다. 웰크론은 ‘세사리빙’을, 태평양물산은 ‘소프라움’을 기능성침구 대표 브랜드로 내걸고 기싸움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사업을 펼치는 두 회사는 전체적인 매출만 놓고 보면 태평양물산이 2016년 연 매출 8600억여원으로 크게 앞서지만, 경쟁을 펼치는 침구류 시장만을 보면 또 웰크론이 660억여원으로 태평양물산을 큰 격차로 앞선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똑같이 2022년을 목표로 잡았다. 웰크론은 매출 2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태평양물산은 매출 3조원에 영업이익 3000억원이란 비슷한 미래 계획을 내세우고 있다.
이에 웰크론의 이 회장은 극세사 활용 개척정신으로 다시 한 번 신사업에서 승부를 건다. 슈퍼섬유와 나노섬유, 인체 친화적인 섬유 등 첨단 산업용섬유의 기술개발에 집중, 기능성침구는 물론 생활용품과 목욕용품, 방탄복의 군사용과 의료용 등에 접목시켜 시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태평양물산의 임 대표 또한 기존 구스다운 전문 기술력을 활용하면서도 좀더 침구류에 집중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신소재 및 신규서비스 개발을 선보이며 구스다운 전문 세탁서비스 등을 진행하는 동시에 침구류 주문생산 방식 시스템을 가동,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방안이다.
이 회장과 임 대표는 이처럼 과감한 신사업 행보를 보이는 면에서는 닮았다. 창업주인 이 회장은 어려운 시기에 오히려 인재와 기술에 투자하는 승부사 저력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고, 창업 2세대인 임 대표는 사장 취임과 동시에 잘나가는 의류제조 사업 외 ‘소프라움’을 내걸고 침구시장에 진출하는 도전자 정신을 보이며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 1세대와 2세대란 점에서 성향과 경영스타일은 완전 다르다. 이 회장은 맨주먹으로 회사를 설립해 이끌어온 만큼 위기극복 방안 면에서 노련하다. 그는 현재의 경제위기 또한 IMF를 극복해온 방식으로 다시금 투자에 나선다.
이번에도 히든카드인 ‘화장품’을 통해 실적을 끌어올린다는 방안으로, 향후 색조화장품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기업이 위기일수록 원가나 품질, 기술 연구개발 등 뚜렷한 경쟁력을 무기 삼아 투자를 확대해야만 새로운 변화에 적응해 살아갈 수 있다는 게 이 회장의 지론이다.
반면 2009년 30대 중반 나이로 2세 경영에 들어간 임 대표는 젊은 신선한 바람으로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평가다. 임 대표가 CEO가 되면서, 조직문화도 수평적으로 바뀐 것이다. 이에 사원으로 구성된 ‘주니어 포럼’과 사내 제안 제도 ‘게시판’ 등이 생기며 브레인스토밍 효과를 보고 있다.
젊은 CEO로 인재경영을 강조하는 임 대표는 이처럼 ‘사람이 성장하는 힘으로 회사가 성장한다’는 철학을 모토로 한다. 2세 경영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에도 자신의 대표작이 될 ‘소프라움’이 조금씩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사업적인 면에서도 이제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고 있다.
다만 이 회장은 5년 만에 10배가 넘는 매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임 대표는 아버지 고 임병태 회장의 업적을 어떻게 자신의 것으로 만들 것인지에 대한 해법이 풀어야 할 경영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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