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 22명 중 절반 여성…평균연령 54세, 좌·우·중도파 고루 안배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새 정부의 첫 국방장관으로 실비 굴라르(52) 유럽의회 의원을 임명하고 우파 정치인 브뤼노 르메르(69)를 경제장관으로 기용하는 등 새 정부의 첫 내각 인선을 단행했다.
총 22명의 각료 중 절반이 여성으로 채워졌으며 좌·우·중도 등 출신 정당도 고루 안배됐다.
30대 대통령과 40대 총리가 이끄는 새 정부의 첫 내각에 '젊은 피'가 포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각료들의 평균 연령 54세로 경륜이 있는 인사들이 다수 포진했다.
굴라르 신임 국방장관은 자크 시라크 대통령 시절 미셸 알리오-마리에 이어 프랑스의 두 번째 여성 국방장관이다.
그는 중도정당인 민주운동당(MoDem) 출신으로 오랜 기간 유럽의회 의원을 지내왔으며 평소 강한 유럽연합(EU)을 주장해온 대표적인 친(親)유럽파 정치인이다. 대선 기간 마크롱의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방문을 조율했으며, 총리 하마평에도 올랐었다.
유럽 전문가인 굴라르의 국방장관 임명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외무장관으로는 전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국방장관을 지낸 사회당의 거물급 정치인 장이브 르드리앙(69)이 임명됐다.
르드리앙 장관은 올랑드 정부 출범부터 종료 시까지 5년간 계속 국방장관을 지냈으며, 사회당과 지역구인 브르타뉴 지방에서는 영항력이 막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대선에서는 올랑드 정부의 각료들 가운데 일찌감치 마크롱을 공개 지지했다.
재정경제부 장관은 에두아르 필리프(46) 총리와 같은 공화당 출신 브뤼노 르메르(48) 전 농무장관이 임명됐다.
우파 성향 정치인을 경제장관으로 기용한 것은 노동 유연화, 기업규제 완화, 공무원 감축 등 마크롱의 우파성향 경제공약들을 강력히 추진하겠단 의지를 보인 것으로 평가된다.
법무장관은 마크롱 대통령과 대선 전 후보 단일화를 이룬 민주운동당(MoDem)의 프랑수아 바이루(65) 대표가, 내무장관은 사회당 상원의원이자 리옹 시장인 제라르 콜롱브(69)가 각각 임명됐다.
바이루 대표는 과거 여러 차례 대선에 출마한 프랑스 정계 중도파의 '대부'로,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고 마크롱의 신당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와 후보 단일화에 합의했다. 제라르 콜롱브 신임 내무장관은 르드리앙 외무장관과 마찬가지로 사회당의 중진이다.
니콜라 윌로 신임 환경장관은 자연과 환경보호에 관한 TV 프로그램을 오래 진행해온 언론인·작가 출신이다.
이날 발표된 18명의 대(大)부처 장관(국가장관) 중 여성은 굴라르 국방장관과 프랑수아즈 니신 문화장관, 뮈리엘 페니코 노동장관 등 정확히 절반인 9명이며, 4명의 하위부처장관(국가비서) 중 2명도 여성이다.
전체적으로 경륜이 많은 정치인과 민간 출신 정치 신인을 고루 안배한 인사로 분석된다. 최연소 장관은 33세의 무니르 마주비 디지털담당 국가비서, 최연장자는 69세인 제라르 콜롱브 내무장관이며 전체 평균연령은 54세다.
마크롱은 당초 하루 전인 16일에 내각 인선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좀더 철저한 사전 검증을 한다는 이유로 발표를 하루 연기했다. 이를 두고 필리프 총리와 마크롱 대통령 간에 내각 구성을 놓고 이견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프랑스 정부의 내각은 총리가 제청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며, 총리가 실질적으로 내각을 통할하며 국정을 이끈다. 의회의 과반 신임이 내각 구성의 필수조건이라 내달 11일과 18일 두 차례 진행되는 총선 이후 하원이 불신임을 의결하면 총리를 비롯한 내각이 총사퇴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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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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