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37주년] 문재인 대통령, 5.18 유가족 다독이며 '눈물의 포옹'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아버지에게 보내는 편지를 읽은 5·18 때 희생된 김재평씨의 딸 김소형씨에게 다가가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주경제 주진 기자= 현직 대통령으로는 4년 만에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눈물을 흘렸다.

37년 전 광주 5.18민주화운동 당시 아버지를 여윈 김소형씨는 18일 5.18기념식에서 선친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했다.

김씨의 아버지 김재평씨는 1980년 5월 18일 전남 완도에서 일하던 중 당시 김씨의 출산 소식을 듣고 광주로 왔다 계엄군 총탄을 맞고 사망했다.

아버지의 기일이 자신의 생일이 돼버린 김씨는 이날 편지에서 “철 없었을 때는 이런 생각도 했습니다. 때로는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아빠와 엄마는 지금도 참 행복하게 살아계셨을텐데”라며 “하지만 한 번도 당신을 보지 못한, 이제 당신보다 더 커버린 나이가 되고 나서야 비로소 당신을 이렇게 부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버지, 당신이 제게 사랑이었음을. 당신을 비롯한 37년 전의 모든 아버지들이 우리가 행복하게 걸어갈 내일의 밝은 길을 열어주셨음을. 사랑합니다, 아버지” 라고 말했다.

김씨가 편지를 읽어내려가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경청하던 문 대통령과 정세균 국회의장은 손수건을 꺼내 연신 눈물을 훔쳤다.

마침내 김씨가 편지를 다 읽고 참았던 눈물을 쏟으면서 무대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이 때 문 대통령은 예고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김씨를 뒤따라가 악수를 하고 한참을 안아주며 위로했다. 문 대통령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김씨도 한동안 문 대통령을 잡고 눈물을 흘렸다.

자리로 돌아와서도 문 대통령은 연신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쳤다. 이 장면은 고스란히 TV로 생중계됐다. 
 

18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5월 유가족의 사연을 듣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행사가 끝난 뒤 김씨의 아버지인 김재평씨의 묘역과 ‘님을 위한 행진곡’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윤상원 열사의 묘역을 김종률 작곡자와 함께 참배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마친 뒤 묘역의 5·18 때 희생된 김재평씨 묘에서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