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검찰, 성폭행 혐의 어산지 수배 해제(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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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1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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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경찰 "런던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서 나오면 체포할 것"
어산지 "용서하지 않는다"…에콰도르 "英, 에콰도르 망명길 허용해야"

(브뤼셀 런던=연합뉴스) 김병수 황정우 특파원 = 스웨덴 검찰은 18일(현지시간)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언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예비수사를 중단하고 수배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스웨덴에서 성폭행 혐의로 지난 2011년 체포 영장이 발부되자 혐의를 부인하며 지난 2012년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피신해 생활해왔다.

이라크 전쟁 관련 자료 및 미 국무부의 외교 기밀 문건 수십만 건을 공개해 파문을 일으켰던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져 간첩 혐의로 사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송환을 거부하며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사실상의 망명생활을 해왔다.

스웨덴 검찰이 성폭행 혐의 수사를 중단하고 유럽체포영장(EAW)을 철회함에 따라 어산지는 스웨덴으로 송환될 위기는 면하게 됐다.

스웨덴 검찰청은 발표문에서 마리안느 니 검찰국장이 지난 2010년 시작한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조사를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니 국장은 스톡홀름 지방법원에 제출한 자료에서 "팩트 확인이라는 차원에서 수사를 계속할 수 있는 모든 전망이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가 없는 상태에서 어산지에 대한 수배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니 국장은 또한 "더는 조사를 계속할 어떤 이유도 없다"고 밝혔다.

앞서 어산지는 지난 11월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스웨덴 검찰이 준비한 질문을 가지고 에콰도르 검찰에 의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어산지의 변호인인 페르 E.사무엘슨 변호사는 스웨덴 검찰 발표 이후 라디오 인터뷰에서 "우리가 이번 사건에서 이겼다"고 말했다.

앞서 사무엘슨 변호사는 이달 초 어산지에 대한 수배해제요구서를 제출했다.

사무엘슨 변호사는 그러나 어산지가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을 떠나 에콰도르로 가려고 할지는 모른다면서 "우리가 아는 것은, 스웨덴이 더는 이번 사건의 한 당사자가 아니라는 점"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국 경찰은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나올 경우 체포될 것이라고 밝혔다.

런던경찰청 대변인은 "어산지가 2012년 6월29일 법정에 출두하지 않은 이후 런던 웨스트민스터 형사법원이 어산지 체포영장을 발부했다"며 "런던경찰청은 그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나오면 이 체포영장을 집행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영국 법원이 법정 출석 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이유로 발부한 다른 체포영장이 있기 때문에 그를 체포할 의무가 여전히 있다는 것이다.

어산지는 이날 트위터에 스웨덴 사법당국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심경을 밝혔다.

그는 "기소 없이 7년을 구금돼 있었다. 그동안 내 아이들이 자랐고 내 명예는 훼손됐다. 용서하거나 잊지 않는다"고 적었다.

위키리크스는 트위터에 "이제 초점은 영국에 있다"며 "영국이 미국의 송환 요구서를 이미 받았는지를 확인도 부인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욤 롱 에콰도르 외무장관은 트위터 성명에서 "에콰도르는 2012년 아산지에게 망명을 허용한 이래 스웨덴 사법당국에 모든 협력을 다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이제 영국이 (에콰도르로 가는) 안전한 길을 허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어산지에 대한 다른 3건의 성폭행 혐의는 스웨덴 법의 시효 만료로 지난 2014년 기각됐다.

bingsoo@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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