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첫 해외 순방에 나선 가운데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경제·안보 협력에 합의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양국 간 관계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러시아 내통설 등으로 정치 위기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00억 달러 인프라 펀드 조성·대규모 무기계약 성사
미 의회전문지 더 힐, CNN 등 외신이 20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펀드(PIF)와 미국 내 최대 사모펀드 회사인 블랙스톤은 400억 달러(약 44조9200억원) 규모의 '인프라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PIF와 블랙스톤은 지난 1년여간 인프라 펀드 조성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조성된 인프라 펀드의 자금은 미국 내 인프라 개선 사업에 우선 투입될 전망이다. 해밀턴 제임스 블랙스톤 사장은 "급속히 노후화되는 미국의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시급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라며 '인프라펀드'를 통한 공공사업이 미국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했다.
◇"양국 관계 긍정 신호탄"··· 트럼프 정치 생명 연장 여부에도 관심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사우디 방문으로 대규모 돈 보따리가 풀리면서 양국 간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행정부 당시 이란 핵 합의로 틀어진 양국 관계가 인프라 투자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운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환을 맞게 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이유다.
일단 러시아 내통설 등 여러 의혹으로 인해 정치 생명이 코너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문 성과를 계기로 전환점을 노릴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현지 언론들은 20일(현지시간) 보도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순방을 통해 미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활성화하겠다는 공약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공약으로 1조 달러에 이르는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강조해왔다.
특히 방위 계약을 통해 불편한 관계에 있는 이란의 군사력을 우방인 사우디가 견제하도록 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탈원유' 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사우디로서도 미군과의 협업 체계를 강화하는 편이 유리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시작으로 이스라엘, 이탈리아, 벨기에를 차례로 방문할 예정이다. 첫 해외 순방인 데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어서 그 성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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