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내년 9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간 자동금융정보교환 표준모델(CRS) 시행을 앞둔 중국이 오는 7월부터 비거주자의 금융계좌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다.
중국 재정부, 인민은행, 국가세무총국 등 6개 부처가 공동으로 19일 '비거주자 금융계좌 세금 관련 정보 조사·관리방법'을 발표하고 중국 국내 금융기관에 오는 7월 1일부터 비거주자 금융계좌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고 재신망(財新網)이 21일 보도했다. 조사 결과는 매년 5월 31일 전에 국가세무총국에 보고하도록 했다.
조사 대상이 되는 금융계좌는 예금·신탁계좌는 물론 투자기관 주식·채권계좌, 현금가치가 있는 보험과 연금 등이 포함된다. 액수와 상관없이 모든 계좌의 소유주가 비거주자인지 여부를 확인하고 계좌 종류에 따라 조사 내용과 절차에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검증 대상으로 언급된 비거주자 금융계좌 정보는 소유자 실명, 납세인 주민번호, 주소, 계좌번호, 계좌잔액, 자산가치 변화, 금리, 주식 등 금융자산 매각에 따른 소득 등이다.
이번 조치는 내년 CRS 실시를 앞두고 탈세 단속 강화를 위한 사전 작업으로 풀이됐다.
중국은 내년 9월부터 CRS를 시행해 CRS 참여 100개 국가 및 지역과 금융계좌 정보를 교환한다. 이에 당국이 미리 비거주자 금융계좌 정보 확보에 나선 것. 향후 역외 계좌를 이용한 탈세 관행 단속을 위한 해외 조세당국과의 정보 교환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는 다소 조사 착수 시기가 늦춰진 것이다. 지난해 10월 14일 국가세무총국은 '관리방법' 의견수렴안을 공개하고 올 1월 1일 실시를 예고했다. 하지만 7월 1일로 6개월이나 미뤄진 것은 다수 금융기관이 CRS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때문이라고 재신망은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CRS는 돈세탁 방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나 의견 수렴안에는 돈세탁 방지 관련 규정이 없었다"면서 "이에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등 금융기관의 추가 참여를 이끌고 관련 내용을 포함한 관리방법을 새롭게 내놨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탈세 단속 강화는 부패행위를 단속하고 관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면서 동시에 재정적자 부담 경감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해 중국 재정수입은 전년 대비 4.5% 증가에 그쳤지만 재정지출은 6.4% 늘며 수입 증가폭을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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