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이른바 '돈봉투 만찬'으로 촉발된 문재인 정부의 검찰 개혁이 급물살을 타면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이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인 자유한국당이 공수처 신설에 반대의사를 명확히 하고 있어 국회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에 휩싸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 법무부 검찰국장이 지난 19일 각각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좌천됐다.
직후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박영수 특검팀의 수사침장이던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가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됐다.
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장으로 있으면서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의 지시에 불응하며 국정원 직원들에게 체포영장을 발부했던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 문재인 정부 검찰개혁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조국 민정수석도 지난 11일 인선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 설치가 검찰개혁의 핵심이란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공수처 설치는 노무현 전 대통령도 공약사항으로 추진했다가 당시 야당이었던 한나라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공수처 신설에 대한 국민요구는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다만 정치권이 공수처 신설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실제 공수처 설치 과정에선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공수처 신설에 찬성하는 민주당과 국민의당 의석수를 합하면 총 160석인데 국회선진화법이 요구하는 의석수 180석에는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공수처가 옥상옥이 될 것을 우려하며 설치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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