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에르도안 대통령, 개헌 발판삼아 당수직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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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2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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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전당대회에서 당수로 복귀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AP연합]


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여당인 정의개발당(AKP)의 대표로 복귀했다. 지난달 국민투표에서 개헌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이 중립을 버리고 당수 겸임이 가능해진 덕이다.

도이체벨레 등 외신에 따르면 이슬람주의에 뿌리를 둔 AKP는 21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에서 특별 전당대회를 열어 에르도안 대통령을 공식 당 대표로 선출했다. 그는 이날 당 대표 선거에서 유일한 후보자였다.

그는 전당대회 이후 지지자들 앞에 서서 “우리는 분열됐었지만 오늘부터는 다시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4년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헌법에 의거하여 당적을 상실했으나 AKP에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지금까지 당 대표를 맡았던 비날리 이을드름 터키 총리는 기꺼이 에르도안에 당수 자리를 내어주면서 당 부대표라는 새로운 직책을 부여받기로 했다.

AKP 일반 당원들에게 에르도안의 인기는 무척 높다. 그의 카리스마는 AKP가 지금껏 선거에서 승승장구할 수 있던 요인으로 꼽힌다.

이제 그는 자신의 인기를 AKP로 이전함으로써 차기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개헌 국민투표에서 에르도안은 승리했지만 이스탄불, 앙카라, 이즈미르 등 3개 대도시에서 반대가 앞선 것은 에르도안 대통령의 뼈아픈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터키 일간 휴리에트는 에르도안이 당수에 오르면서 내각이 개편될 것이라면서 장관 10명 중 8명이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서구 외신들은 개헌 이후 에르도안이 집권하는 터키가 세속주의·자유주의를 벗어나 이슬람주의·권위주의화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다가 정당까지 합법적으로 좌우할 수 있게 된 만큼 에르도안 대통령이 '술탄'에 한발 더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테네오 인텔리전스의 울프강 피콜리 연구원을 인용하여 “지난 몇 년 동안 내각 개편의 기준은 능력이나 기술보다는 충성도였다”고 비판하면서 터키가 영원히 비상사태 체제를 유지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에르도안 대통령은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 작년 쿠데타 희생자들을 언급하면서 국가 비상사태를 연장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국가 비상사태 시에는 헌법보다 칙령이 우선시된다. 

한편 AKP 일각에서는 에르도안이 측근 일부만을 곁에 두고 정책을 운영하는 데 불만을 표시하면서 정당을 사유화할 것을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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