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상생 기업 ②] 호텔신라와 빚은 희망의 밥상 “정말 맛조수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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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22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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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성도뚜리’ 김자인 사장과 박영준 셰프의 맛있는 동행

맛있는 제주 9호점 해성도뚜리 김자인 사장(왼쪽)과 박영준 호텔신라 셰프. [사진=석유선 기자 stone@ajunews.com]


(제주=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제주 애월해안로에 자리한 주황색 건물의 ‘해성도뚜리’는 여느 제주 음식점처럼 소박했다. 그런데 내부로 들어가자 훤칠한 키에 서글서글한 눈매의 박영준 호텔신라 셰프가 함박웃음을 머금고 기자를 맞았다. 마치 특급호텔에 들어온 듯한 기분 좋은 설레임에 갑자기 식욕이 분출했다.

박영준 셰프는 김자인 사장(55·여)이 정성스럽게 숙성시켜 내온 흑돼지를 손수 구워주면서 지난 2015년 3월 첫 개장부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맛있는 동행기’를 들려줬다.

해성도뚜리는 호텔신라(사장 이부진)가 2014년 2월 1호점을 시작으로 현재 17호점까지 이어지고 있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맛있는 제주 만들기(이하 맛제주)’ 9호점이다. 호텔신라는 맛제주 프로젝트를 통해 선정된 식당에 새로운 메뉴와 조리법, 손님응대 서비스 등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주방설비부터 식당 내부 인테리어까지 모두 개선해주는 남다른 기부를 펼치고 있다.

10여년 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자녀 셋을 키워야 했던 김 사장은 하루 매출 10만원도 안되는 기존 식당으로는 생계를 꾸리기 조차 힘들었다고 한다. 그러다 호텔신라의 맛제주 9호점으로 선정되면서 삶이 완전히 바뀌었다. 김 사장은 “한때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는데, 호텔신라와 박영준 셰프님을 만나고 인생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실제 식당 매출은 과거에 비해 일일 매출이 10배 이상 늘었다.
 

해성도뚜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토마토짬뽕’. [사진=석유선 기자]


실제 이곳의 특선메뉴인 ‘토마토 짬뽕’은 압도적인 비주얼과 맛으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유명한 특급메뉴로 부상했다. 여기다 올레길 19코스를 오가는 올레꾼들의 허기를 채워줄 가정식 한상차림인 ‘흑돼지 점심특선’은 그야말로 ‘가성비 갑’ 메뉴다. 2cm에 제법 두꺼운 숙성 흑돼지삼겹살(100g)과 제철 쌈채소·강된장 비빔밥에 전복·새우 등 해산물에 리코타치즈샐러드까지 먹고 나면 배가 든든하다. 이들 메뉴 모두 박 셰프가 개발한 메뉴다.

맛제주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박 셰프는 혹여 귀찮을 법한 이 일에 일종의 ‘사명감’을 갖고 3년 가까이 임하고 있다. 박 셰프는 맛제주 점주들에게 ‘박 반장’으로 통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넓디 넓은 제주 곳곳에 자리한 맛제주 식당에서 혹여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언제든 달려가기 때문이다.

박 셰프는 이날도 취재지원을 하기 위해 기꺼이 휴일을 반납하고 식당에 와서 김 사장을 손수 도왔다. 박 셰프는 “진정성을 갖고 임하다보니 이제는 점주님들이 마치 어머니 아버지 같아서 문제가 생기면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면서 “한번 도움을 받아 삶이 바뀌신 분들이다보니 이제는 기꺼이 어려운 이웃분들께 나눔을 전하는 선순환을 실천하시고…저도 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해성도뚜리의 대표 메뉴 ‘흑돼지 정식(점심)’.  1만원(1인분)에 흑돼지 삼겹살(100g)과 제철 쌈채소·강된장 비빔밥에 전복·새우 등 해산물에 리코타치즈샐러드까지 맛볼 수 있다. [사진=석유선 기자]


실제로 맛제주 점주들은 올해 설 명절에 제주도 내 저소득층 아동을 대상으로 쌀 125포대를 기증하는 한편 지난 2015년부터 소외 이웃들에게 직접 식사를 제공하는 ‘맛있는 밥상’ 봉사활동 등을 펼치고 있다. 지난 해에는 이부진 사장이 직접 점주들을 서울로 초대해 격려하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호텔신라는 이런 나눔의 선순환 공로를 인정 받아, 2015년 전국 자원봉사자의 날에 대상 격인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맛제주는 훌륭한 메뉴로도 성공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달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쉐린 3스타 셰프가 맛제주 4&7호점(보말과 풍경)을 방문, 연신 “맛조수다게(‘맛있습니다’란 뜻의 제주 방언)”를 연발했다고 한다. 오는 6월에는 제주시 구좌읍에 ‘황제매운해물짬뽕’이 18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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