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우선 24일 천안함 사건 7주기를 앞두고 천안함 사건으로 인한 5·24 대북 제재 해제,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에 대한 로드맵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즉 개성공단의 재가동 여부는 남북관계 전반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측면이 강하다.
문재인 정부가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를 임명하면서 대북특사 파견설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덕행 통일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현재 남북관계의 단절은 한반도의 안정 등을 고려할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그래서 민간교류 등 남북관계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유연하게 검토해 나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는 유엔 대북제재와 관계없는 인도적 지원이나 사회문화교류는 시행하는 반면 북한에 돈이 들어가 핵·미사일 개발자금으로 쓰일 우려가 있는 경제협력 사업은 유보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주목을 끌고 있는 것은 대북 특사 파견이다.
문정인 특보가 북핵 문제 해결의 주도권을 우리가 잡기 위한 첫 번째 출발점을 남북대화 재개로 보고 있는 만큼, 현 상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대북 특사 파견을 적극적으로 건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시절 당시 동북아시아시대위원회 위원장이었던 문 특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대북 및 대외관련 정책 입안에 큰 영향을 준 인사로 알려져 있다.
정의용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남북관계를 당장 복원은 못 하겠지만 대화가 단절된 것은 상당히 부자연스럽다"며 "남북관계야말로 우리가 주도해서 복원해야겠다는 생각"이라며 통일외교안보특보를 임명한 배경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에서는 급격한 남북관계 개선은 힘들다는 전망도 함께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이 당장 다음달 말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진보 성향의 인사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국내에서 미국 인적 네트워크를 가장 많이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문정인 특보의 기용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홍 특보 역시 본인이 직접 대북 특사를 맡는 것에 대해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 특보는 대선 기간인 지난달 문 대통령에게 내각 참여를 부탁받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내가 내각에 참여할 군번은 아니지만, 만약 평양특사나 미국특사 제안이 온다면 도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냈고 이번 대선기간 문재인 캠프에서 전직 관료 모임인 '10년의 힘' 위원장 맡기도 한 정세현 반도평화포럼 상임대표는 "대북특사 파견의 필요성은 있지만 가능성은 정권차원에서 생각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끼면서도 "미중일러에 모두 특사를 보냈으면 다섯번째 쯤에는 다녀오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실장도 "문 대통령은 대북 특사를 통해 한국의 새 정부가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대북 특사 파견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실장은 "대북 특사로는 문정인 특보나 임동원,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등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핵실험과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해야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개성공단 재가동을 비롯한 남북협력의 재개가 가능하고, 북한이 핵과 미사일 능력의 고도화를 중단하면 북한과 국제사회, 특히 미일과의 관계개선을 지원할 의향이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북 특사 파견을 통해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직접 확인하는 것은 향후 한국의 대북정책 수립 및 미중과의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통일외교안보 분야에 대통령 특보로 2명을 둔 것도 이례적이고 향후 안보실과의 역할 분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대통령 특보가 주로 자문 역할을 수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고위관계자는 "특보란 게 그런 것"이라며 "외교안보수석과는 다르다. 실행조직이 아닌데 말 그대로 자문(역)"이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 로드맵 설정과 대북 특사 파견 등의 기간을 고려할 때 올 상반기 중에 개성공단의 빗장이 열리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되지만,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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