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문관현 김효정 기자 = 북한이 22일 대기권 중층부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촬영한 지구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부대 실전배비(배치)를 앞둔 지상대지상중장거리전략탄도탄 '북극성 2형' 시험발사가 또 한 번 성과적으로 진행되여 온 행성을 진감하고 있다"면서 컬러사진 58장을 공개했다.
신문 1면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리병철 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 등에 둘러싸여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이 실려 있고, 북극성 2형 미사일이 이동식발사대(TEL)에서 회색 연기를 내뿜으면서 비스듬히 기운 각도로 솟구치는 모습도 함께 실렸다.
특히 노동신문은 3면에 대기권까지 진입하면서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5장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신문은 "경애하는 최고 령도자 동지께서는 탄도탄에 설치된 촬영기를 통하여 실시간으로 수신되는 지구 사진을 보시고 우리가 쏜 로케트(로켓)에서 지구를 쭉 내리찍은 것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다고, 온 세상이 다 아름답게 보인다고 말씀하시였다"고 보도했다.
북한이 미사일에서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북한이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면서 "최고고도 560여㎞로, 비행 거리는 약 500㎞"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5장의 사진은 미사일이 상승하면서 각각 다른 고도에서 촬영했고 가장 큰 사진은 대기권 재진입 과정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며 구름 사이로 내려다본 지구 모습을 담고 있다.
신문은 2면에 미사일이 무한궤도형 이동식발사대에 실려 호숫가 발사지점에 도착하는 장면과 김정은이 미사일을 수직으로 세우는 장면을 지도하는 모습도 포함했다.
또 발사 후 요격을 피하기 위해 각도를 꺾어가며 비행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미사일 동체의 자세 제어를 위해 보조엔진을 사용하는 화성-12형과 달리 북극성 2형은 하단부에 '그리드 핀'을 설치한 모습도 눈에 띄었다.
양 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다양한 기술을 통해 정밀도를 높이고 있다는 과시용"이라며, 지구 사진 공개 목적과 관련해 "확실한 것은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 대해 자신 있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북한 관영매체가 공개한 시험발사 현장 사진에는 김책공대 자동화연구소장으로 알려졌던 전일호가 중장(별 2개) 계급장이 달린 군복을 입고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사진에 포착된 전일호는 지난 2014년 10월 김책공대 교원들의 살림집을 당 간부들이 방문하는 내용의 선전매체 영상에 등장했으며, 지난해 5월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위원에 선출된 바 있다.
그는 이날 시험발사 보도에서는 별다른 직함 없이 '국방과학연구부문' 관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소개됐다. 북한은 최근 미사일 개발 부문의 주요 관계자들에게 군복을 입혀 등장시키는 모습이 자주 포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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