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부경찰서는 건설면허를 남에게 대여해준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건설업체 대표 김모(6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건축주들을 김씨에게 소개하고 건물도 지어준 방모(60)씨 등 무면허 건축업자 7명, 이들을 고용한 박모(59)씨 등 건축주 22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김씨의 업체를 처음 설립했던 최모(38)씨, 이 회사가 건설면허를 유지할 수 있도록 자신들이 보유한 건설기술경력증을 빌려준 이모(44)씨 등 건설업 관계자 5명도 입건돼 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는 사람은 모두 36명에 달했다.
김씨는 지난 2월부터 이달 17일까지 수도권의 건축주들에게 건설면허를 빌려주고 건당 100만∼350만원을 받아 총 6천18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오랜 기간 건설현장에서 일한 김씨는 건설면허를 빌려주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건설면허가 있는 유령회사를 인수했다.
이 업체는 최씨가 2015년 설립했다. 경기도 광주에 법인 주소를 뒀지만, 사무실은 텅 빈 '페이퍼 컴퍼니'로 건설면허를 불법 대여할 목적으로만 세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 인수 이후 김씨는 재건축 현장을 찾아다니며 '저렴한 비용으로 건설면허를 대여해주겠다'는 내용의 전단을 뿌렸다.
건축주들은 돈을 주고 김씨 업체의 건설면허를 빌려 착공신고를 하고는 무면허 업자들에게 건축을 맡겼다. 이들은 다세대 주택 등을 지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면허만 빌려 건물을 지으면 건설면허를 보유한 정식업체에 공사를 맡길 때보다 비용이 약 20%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면허를 빌린 무자격 업자가 지은 건물은 부실공사가 우려되며 사후 수리를 받기가 어렵다"며 "공사가 끝나지 않은 현장에 대해서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고 정식 건설업체에 인계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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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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