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하락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산유국들의 잇따른 감산합의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23일 뉴욕사무소가 파악한 현지전문가들의 견해와 해외 투자은행(IB)의 국제유가 전망 등을 취합해 이렇게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작년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 감산합의에 이어 지난 15일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연장 합의 등의 영향을 받아 유가가 중장기적으로 완만하게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IB들은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지난 18일 배럴당 49.35달러에서 오는 3분기에는 54.71달러로 오른 뒤 4분기엔 56.25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WTI 가격은 작년 말 OPEC의 감산합의 직후 배럴당 47달러에서 57달러로 약 21% 나 급등했지만 이내 45.52달러까지 떨어졌다.
OPEC은 작년 11월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하루 생산량을 3천250만 배럴로 한정하기로 했다. 이는 OPEC의 전월 1일 평균 생산량보다 120만 배럴 적은 것이다. OPEC 비회원국인 러시아도 감산 대열에 합류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OPEC의 감산 결정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도 오는 6월 끝나는 주요 산유국의 감산합의를 내년 3월까지 9개월 연장하기로 지난 15일 합의했다.
두 나라의 감산연장 합의 발표 직후엔 유가가 약 3% 오르는 데 그쳤다.
이처럼 산유국의 감산합의나 연장 발표는 유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했지만, 상승 폭은 크지 않았고 시장에 미친 영향도 예전보다 크지 않았다.
산유국 감산합의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미국 셰일오일 업계의 생산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셰일오일 생산량은 작년 11월 하루 440만 배럴에서 오는 6월엔 540만 배럴로 늘어날 전망이다.
셰일오일 생산량 증가는 앞으로 늘어날 미국 원유수요의 약 3분의 2를 충족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보고서는 앞으로 국제유가는 산유국의 감산연장과 미국 셰일오일 생산 증대 여부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두 요인의 균형을 고려하면 전통적인 산유국의 경제회복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전통적인 산유국들의 인프라 투자여건은 녹록지 않다.
최근까지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 베네수엘라는 낙후된 인프라를 재건하기 위한 투자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원유생산 손익분기점이 배럴당 80달러에 달해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내년 기업공개(IPO) 후 감산합의를 끝내거나 비석유 부문 투자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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