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경구가 뽑은 별별 명장면] '불한당' 복도신, '덕후'들이 빚어낸 환상적 미장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5-23 16:2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배우 설경구는 영화 '불한당'의 복도신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배우가 기억하는 작품 속 최고의 명장면은 무엇일까? 배우의 입장, 관객의 입장에서 고른 명장면을 씹고, 뜯고, 맛본다. ‘별별 명장면’은 배우가 기억하는 장면 속 특별한 에피소드와 의미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코너다. 55번째 타자는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감독 변성현, 이하 ‘불한당’)의 주인공 설경구다.

영화 ‘불한당’은 범죄조직의 1인자를 노리는 재호(설경구 분)와 패기 넘치는 신참 현수(임시완 분)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액션드라마다. 극 중 설경구는 범죄조직 사회에서도 교도소에서도 실세인 재호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재호가 현수에게 도움을 받는 신이 있어요. 교도소 내 상대편 조직원이 재호를 죽이려고 하는 장면이죠. 그때 현수가 몸을 날려 막는데 그 장면을 찍을 때가 많이 생각나요. 변성현 감독의 재기발랄함이 돋보이는 장면이거든요.”

설경구가 언급한 교도소 복도신은 재호가 현수에게 결정적 도움을 받고, 그를 눈여겨보기 시작하는 장면이다. 교도소의 실세 재호는 거대 조직을 이끄는 김성한(허준호 분)의 등장이 달갑지 않고, 두 사람은 지속적인 신경전을 벌인다. 결국 김성한의 조직원이 재호를 위협하기에 이르고 현수는 몸을 날려 재호를 구해낸다.

“변성현 감독님을 비롯해 미술 감독님, 촬영 감독님, 조명 감독님 등 콘티 회의를 진짜 많이 했어요. 그들을 보면서 작품을 잘하든 못하든 관심사가 같은 이들이 딱 모였을 때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가 대단하더라고. 깜짝 놀랐어요. 별거 아닌데도 탁탁탁 주고받는 것들이 대단했어요. 조명부터 동선, 미술까지 완벽하게 한자리에서 만들어지는데 저 복도신이 대표적이었죠.”

영화 '불한당'에서 재호 역을 맡은 배우 설경구[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상·미술·조명·색감 등 미장센 적으로 호평을 받은 ‘불한당’은 시쳇말로 ‘덕후’들의 잔치였다. 변 감독을 비롯해 미술 감독, 조명 감독, 촬영 감독은 스타일리쉬함을 주 무기로 한 신, 한 신 의미 있는 장면을 연출해냈다.

“상대편 조직원이 재호를 죽이려 달려들 때 인서트로 해가 들어오고 잠깐 어두워지는 장면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재호와 현수 사이에 가로막힌 벽 혹은 막 같은 느낌이 들죠. 이런 미술적인 측면이 캐릭터의 관계도 설명해주면서 보는 재미를 더해주는 것 같아요. 파격적이진 않더라도 스멀스멀 가슴 속에 쌓이는 거죠.”

설경구는 영화 ‘불한당’에 대해 “자극을 받은 작품”이라 칭찬했다. ‘덕후’들의 욕심과 열정이 고스란히 작품에 녹아들었고, 오랜만에 함께 ‘자극’을 받았다며 내내 흐뭇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처음에는 너무 젊은 친구들만 있으니까 혈기만 넘치고 안정적이지 못할까 봐 걱정이었어요. 그런데 현장을 보니 아니더라고요. 경험이 없는 이들끼리 모였는데 그 케미스트리가 엄청났어요. 이 영화가 잘 되든 아니든 간에 분명 제게는 좋은 영향을 끼칠 거예요. 좋은 자극을 많이 받았어요.”

배우 설경구에게 새로운 자극을 선물한 영화 ‘불한당’은 지난 17일 개봉, 현재 절찬 상영 중이다. 제 70회 칸 국제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공식 초청된 바 있다. 러닝타임은 120분, 관람 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다.

영화 '불한당'의 스틸컷 중, 재호 역의 설경구(왼쪽)와 현수 역의 임시완[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