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24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1으로 한 단계 강등했다. 전문가들은 무디스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신용거품이나 성장률 둔화와 같은 경제 리스크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 능력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했다. 다만 이번 결정의 파장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선전 소재 인민대 HSBC 비즈니스 스쿨의 크리스토퍼 벌딩 교수는 “무디스의 결정은 중국의 재정압박이 커지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중국에 심리적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중국의 부채 대부분은 정부나 국영 기관이 보유하고 있고 국제 투자자가 가진 양은 제한적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면에서 큰 중요성을 갖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싱가포르은행의 리처드 제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중국이 막대한 부채 폭탄을 안고 있고 결국에 정부가 대가를 치르고 개입을 해야 하는 상황인 만큼 분명 좋은 소식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급격한 부채 확대를 우려하지만 대부분의 부채가 국내에 묶여 있다는 점에서는 안도한다. 결국 문제는 내부적인 부채 해소안에 맞춰질 것”이라고 전했다.
CIMB 투자은행의 송센원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무디스의 신용등급 강등이 중국에 대한 국자 투자자들의 심리를 뒤흔들 정도의 파장은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지구상 모든 이들은 중국의 신용 리스크가 현재 정부의 디레버리징 정책에 달려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무디스에 이어 S&P나 피치 등 주요 신평사들이 줄줄이 중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나설 경우 파장이 더 클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맥쿼리는 24일 공개한 투자노트에서 “중국의 신용등급 강등 이유는 이미 익숙한 내용이긴 해도 분명 중국에 부정적 신호”라면서 “이제 앞으로 문제는 S&P와 피치 등이 무디스를 뒤따를지 여부다. S&P는 작년 3월 중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만큼 신용등급을 강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호주뉴질랜드은행 (ANZ)는 신용등급 강등이 중국의 경제 리스크를 더욱 부채질할 것으로 전망했다. ANZ 애널리스트들은 "신용평가사들이 중국의 신용등급을 내리면 중국의 금융 건전성이 악화되어 악순환의 고리로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NZ는 "신용등급 하락으로 해외 시장에서 부채를 발행하는 중국 기업들의 금리 부담이 커지면 이들은 자금 조달을 위해 국내 시장으로 들어올 것이다. 중국 금융 시스템에서 기업들의 부채 익스포저는 더 확대될 것이고 인민은행은 통화정책 긴축에 더욱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부채 우려는 계속 연장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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