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양) 채명석 기자 = “사명은 바뀌지만 ‘현대’라는 본질은 변하지 않습니다. 현대 이름을 지켜온 믿음의 크기도, 열정의 크기도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현대’입니다.”
공기영 현대건설기계 대표는 24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같이 강조했다. 현대건설기계는 현대중공업 건설기계사업 부문이 지난 4월 1일자로 독립해 출범했고, 공 대표는 초대 대표이사에 선임되었다.
‘2017 한국국제건설기계전(CONEX Korea)’이 개막한 이날, 현대건설기계는 독립법인 출범 후 업계에 첫 인사를 겸한 ‘독립 브랜드 출범식’을 가졌다. 손동연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 회장(두산인프라코어 대표이사 총괄 사장), 윤종구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원장 등 국내외 업계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이 행사에서 공 대표는 강한 어조로 독립법인 탄생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1985년 건설장비 사업을 시작한 후 현대중공업이라는 큰 울타리 속에서 30년 이상 사업을 영위해 왔지만, 이제는 건설기계사업 특성에 맞는 독립경영체제를 확립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업 분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립회사로 출범한 것은 우리에게 큰 도전이다. 우리는 이 도전이 글로벌 종합건설기계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 “현대의 도전과 개척정신이 우리의 큰 자산이고 DNA다”고 덧붙였다.
공 대표는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은 성공적이었으며, 앞으로 큰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4월 1일 출범 전 현대중공업의 마지막 날 주가가 16만5000원이었는데, 어제(23일)는 장중 한때 30만원을 찍었다”면서 “이는 시장에서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노력과 현대건설기계의 향후 성장 잠재력을 상당히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증거다”고 설명했다.
이날, 현대건설기계는 오는 2023년까지 품질 향상, 해외 신시장 개척 등을 통해 매출 7조원, 글로벌 5위를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3’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공 대표는 회사가 추구해야 할 목표의 제1순위는 ‘품질’이라고 전했다. 그는 “창사 이래 지금처럼 기술과 품질을 강조한 적이 없다. 본원적 경쟁력을 회복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라면서 “품질이 개선되지 않은 제품은 사상누각이다. 우리는 품질에서 승부를 걸겠다. ‘현대’만 빼고 다 바꾸겠다. 작은 움직임으로부터 큰 도약이 시작된다. 중장기적인 품질 혁신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할 것이다. 초기 고장 축소는 물론 사후 품질까지 향상시켜 고객만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술중심의 경영’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본사 및 연구개발, 영업 기능을 수도권으로 전진 배치해 우수인재 확보와 시장 접근성을 강화했다고 덧붙였다.
공 대표는 “우리는 단순히 제품만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을 위한 기술을 판매할 것이다. 이를 위해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장비운용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면서 “대표적인 서비스가 하이메이트다. 언제 어디서든지 장비와 오퍼레이터를 연결해 장비의 수명은 늘리고, 유지비용은 낮춰주는 최첨단 원격관리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명품 장비를 지속적으로 출시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방침이다. 이날 현대건설기계는 독립 후 첫 작품인 휠 굴착기 ‘HW145’와 지게차 ‘30D-9H’를 최초로 선보였다.
두 제품은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을 선사한다는 ‘프리미엄 포워더’ 기반의 미래지향적 프로젝트의 첫 작품으로,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최고경영진의 관심과 연구진의 노력으로 탄생한 품질 혁신 장비다.
HW145의 경우 ‘힘과 속도’로 대표하는 현대 굴착기의 장점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고연비 친환경 장비를 만든다는 자세로 만든 제품이다. 공 대표는 출시 기념 사인을 통해 ‘고객을 왕처럼 모시겠습니다’라는 문구를 남겼다. 그는 “국내에서는 저평가되어 있으나 현대건설기계는 지난해 글로벌 휠 굴착기 판매량이 독일 업체와 근소한 차이로 2위를 기록했다. 해외시장에서는 현대의 제품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 장비에 걸맞은 차원 높은 서비스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공 대표는 “인도·브라질·중국 등 지역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현지 영업관리 체제를 한국 수준으로 높여 고객들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 대표는 제품과 서비스의 프리미엄 전략이 해외시장 개척 확대에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대건설기계가 진출한 국가는 올림픽 출전 국가보다 많다(140개국 540개 딜러망 구축). 지금은 신흥시장에서 강자지만 앞으로는 선진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려고 한다. 선진시장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안정적인 물량 공급을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제휴를 추진 중이다. 최근 피아트 그룹의 건설기계 자회사인 CNH와 제휴를 맺었고,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여러 회사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올 1분기 국내시장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1% 늘어났으며, 글로벌 매출도 4496억원으로 30% 증가하는 등 업황 회복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올해 연간 매출 목표에 대해 공 대표는 “경영계획으로 3조원을 제시했는데, 이보다 초과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장비의 성능과 품질은 물론 이와 연계된 각종 서비스도 톱 티어(Top-tier) 수준으로 끌어올려 국내 시장 점유율 2위에서 1위로 올라서겠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