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국민의당 등 야 3당이 올 여름 잇따라 새 지도부를 뽑는다. 대선 패배의 후유증을 빠르게 털어내고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하기 위한 당 재건에 나서야 할 때다.
다만 각 당마다 차기 당권을 놓고 계파 간 갈등이 예견돼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까지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야 3당은 차례로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한다.
바른정당이 가장 빠른 6월 26일 전당대회 성격의 당원대표자회의에서 지도부를 뽑고, 한국당은 7월 3일로 전당대회 개최 일자를 확정했다. 국민의당은 구체적 일자를 정하지는 않았으나 8월 중 전당대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한국당은 대선 후보였던 홍준표 전 경남도지사가 전대에 도전한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홍 전 지사는 오는 6월 4일 귀국한다고 측근인 김대식 동서대 교수가 이날 밝혔다. 연일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홍 전 지사는 이날도 "극소수 친박(친박근혜)들이 지도체제를 집단지도체제로 변경을 시도하는 것은 당 쇄신을 막고 구 체제 부활을 노리는 음모에 불과하다"면서 "이는 국민과 당원들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당내 주류를 점한 친박세력이 홍 전 지사에 맞서는 별도의 인물을 내세울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당내에서는 원유철·정진석 전 원내대표를 비롯해 홍문종 의원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고 외부인사로는 김황식·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거론된다. 계파 색이 옅은 재선 의원들이 별도 연찬회를 통해 당 개혁을 논의하는 등 당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들이 이를 어떻게 중재하느냐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바른정당은 대선후보였던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당의 대주주격인 김무성 의원이 모두 '백의종군' 입장을 밝히면서 새로운 인물을 발굴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세연, 김영우, 이혜훈 의원 등의 이름이 거론되지만 유 의원과 김 의원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무게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미 대선 과정에서 14명의 의원들이 탈당했고, 정당 지지도도 미약하다. 이 때문에 대중적 인지도와 중량감이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할 만한 인물이 없이 지도부를 꾸리는 것은 사실상 '모험'이라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나온다.
국민의당은 8월 전당대회 전 비상대책위원회를 수립해 지도부 공백을 메울 예정이다. 그러나 동교동계 원로들을 중심으로 더불어민주당과의 통합요구가 불거지면서 벌써부터 내홍을 겪는 모습이다. 동교동계는 호남을 사수하기 위해 민주당과의 통합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으로, 바른정당과 통합 시 탈당하겠다는 설까지 나왔다. 친안(친안철수)계로서는 오히려 이러한 움직임이 껄끄러운 상황이다. 김동철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박주선 국회부의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자고 동교동계 설득에 나섰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국민의당의 창당은 패권주의 청산도 있었지만 다당제가 필요하다고 해서 창당됐다"면서 "개인적으로 어떤 정치인이 바른정당이건 국민의당이건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통합까지 가는 것은 상당히 요원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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