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인 방법으로 똘똘 뭉치는 U-20 대표팀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조별리그 A조 한국과 잉글랜드전.
후반 11분 상대 팀 키어런 도월에게 골을 허용한 한국 선수들은 아크서클 근처로 모두 모였다.
공격수, 미드필더, 수비수는 물론 골키퍼 송범근까지 둥글게 모여 이야기를 나눴다. 평소에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경기가 0-1로 끝난 뒤에도 대표팀 선수들은 실점했을 때처럼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서로를 다독이며 격려했다.
경기 후 만난 U-20 대표팀 주장 이상민(숭실대)은 이런 모습에 관해 "전부터 계획했던 행동이다. 골을 허용하거나 경기에서 패하면 다 함께 모여 하고 싶은 말을 하자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경기에선 모든 선수가 하고 싶은 말을 한마디씩 했다. 경기가 끝난 뒤엔 고개 숙이지 말자고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또래 선수들이 모여있는 U-20 대표팀은 리더가 명확하지 않다. 선후배 관계가 뚜렷한 국가대표팀처럼 리더 역할을 하는 선수가 쓴소리하거나 분위기를 잡기 힘들다.
그래서 U-20 대표팀은 나름대로 민주적인 방법을 고안했다. 다 같이 모여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최선의 방법을 찾아가는 방법이다.
특정 선수가 팀 분위기를 주도하지 않고 서로의 의견을 듣고 말하며 팀 분위기를 수습하는 것이다.
U-20 대표팀 신태용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겉으로 보기에 까불거나 즐거워 보여 약간 들떠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지만, 내부적으론 그렇지 않다"라며 "선수들은 차분하게 매 경기에 임하고 있고, 다음 경기를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신 감독은 "오히려 팀 분위기가 가라앉지 않을까 걱정이 될 정도"라고 덧붙였다.
개성이 강한 U-20 대표팀 선수들은 자신들만의 방법으로 매 경기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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