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G7 정상회의 개막식에 지각…"獨 못됐다" 발언 논란도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식에 지각했다.

지난 1월 취임해 이번에 G7 정상회의에 데뷔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동부의 휴양도시 타오르미나에서 진행된 개막식에 예정 시간을 넘겨 모습을 드러냈다.

이탈리아 뉴스통신 ANSA에 따르면 G7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파올로 젠틸로니 총리는 일행 중 맨 나중에 늑장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악수를 청하며 머쓱함을 달래줬다.

트럼프 대통령 포함한 정상들은 이어 이오니아 해가 내려다보이는 고대 그리스 시대 원형극장을 배경으로 단체 사진을 찍는 것으로 회의의 공식 개막을 알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 24일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과의 회담을 위해 로마의 퀴리날레 대통령궁에 도착했을 때에도 국기에 대한 경례를 빼먹고, 그를 맞이한 의장대에게 경례를 하지 않는 등 의전 실수를 저지른 바 있다.

한편, 이날 개막식을 앞두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브뤼셀에서 유럽연합(EU) 관계자들과 만났을 때 독일 사람들을 '못됐다'(bad)고 표현한 사실이 알려져 그 진의를 두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주간지 슈피겔 등 독일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과 만나 독일의 무역 흑자와 관련해 이야기 하던 중 "독일인들은 못됐다"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이에 대해 타오르미나에 모인 기자들에게 "그는 독일이 무역에 있어서 '매우 나쁘다'고 말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는 독일과는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을 상대로 많은 무역흑자를 내는 국가들을 무역전쟁의 타깃으로 삼겠다고 공언한 가운데 독일은 대표적인 대미 무역 흑자국으로 꼽힌다.

콘 위원장은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발언이 독일인들에 대한 반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시키기 위해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회 위원장,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우리 아버지는 독일계"라고 강조한 사실도 전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에 큰 존경심을 갖고 있다"며 "그는 단지 불공정한 무역 관행을 불평한 것일 뿐"이라고 말하며 수습에 부심했다.

ykhyun14@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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