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주식 쓸어담는 외국인·기관
외국인·기관이 나란히 주식을 쓸어담는다. 번번이 발목을 잡던 기관까지 매수로 돌아서 돈이 증시를 끌어올리는 유동성 장세가 펼쳐질 조짐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현재 2355.30으로 26일까지 닷새 연속 사상 최고가를 새로 썼다. 시가총액도 1524조8250억원으로 역대 최대다.
여전히 외국인은 추가 상승에 베팅하고 있다. 지수가 처음 2300선을 돌파한 22일에도 30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5월 들어 1조72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이 같은 기간 내놓은 매물 규모도 300억원 남짓에 그쳤다. 되레 기관은 26일까지 한 주 사이에만 2800억원어치 넘게 사들여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수급에 파란불이 켜진 거다. 우리 증시에서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4월 8조670억원에서 이달 9조530억원으로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앞서 10일에는 12조원 이상이 거래되기도 했다.
◆우리 주식 여전히 싸다
단기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없지는 않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반년도 안 돼 2026.46에서 2355.30으로 16% 넘게 올랐다. 하지만 기술적인 조정이 나타나더라도 주식 비중을 늘릴 기회로 삼는 게 유리해 보인다.
박형중 대신증권 마켓전략실장은 "단기과열 징후가 보이는 게 사실"이라며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수급을 기반으로 유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후 중기 전망이 낙관적으로 바뀌고 있다"며 "일시적인 조정에 크게 무게를 둘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주요 증권사는 연내 코스피 목표지수를 잇달아 상향 조정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코스피 예상지수 상단을 2600선으로 높였다. 기존 상단은 2350선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경기 회복 국면에서 도달 가능한 주기수익비율(PER)인 11배를 적용하면 적정 지수는 2615선 안팎"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기 회복과 그에 따른 실적개선 요인 외에도 주주 친화적인 정책에도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중기적인 예상지수 상단을 2330선에서 2460선으로 올렸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주당순이익(EPS) 전망치가 올해 들어 13.7% 높아졌다"며 "이번 목표지수는 1차 상향조정을 마친 3월 말보다 2.8% 개선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경기 호조로 우리 수출이 증가하면서 기업 실적에 우호적인 환경이 유지되고 있다"며 "새 정부 출범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된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전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예상지수 상단을 2580선으로 높였다.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10배 수준에 불과해 15%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거다.
◆더 낙관적인 해외 투자은행
해외 투자은행(IB)은 상대적으로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중기 예상지수를 3000선 이상으로 제시하는 곳이 많아졌다. 심지어 4000선을 얘기하는 곳도 있다.
대형 투자은행(IB)인 UBS와 노무라, 씨티, 크레디트스위스, 메릴린치 5곳이 나란히 우리 증시에서 비중 확대를 조언한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아직 보수적인 입장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투자의견을 비중축소에서 중립으로 한 단계 높였다.
UBS와 골드만삭스는 연내 코스피 목표지수를 2450선으로 잡고 있다. 씨티도 예상지수 상단을 2200선에서 2600선으로 상향 조정했다. 노무라도 연내 2600선 진입, 중기적으로 3000선 돌파를 점친다.
가장 높은 목표지수를 제시한 곳은 홍콩 CLSA증권이다. 이 증권사는 '코스피 4000으로 가는 길을 다지는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CLSA증권은 "코스피가 새 정부 임기 말인 2022년 4000선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랠리를 주도할 종목으로는 단연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많이 꼽힌다. 신한금융투자는 하반기 유망업종으로 4차 산업혁명 최대 수혜주인 정보기술(IT)주를 꼽았다. 기업이 투자를 늘리면서 실적이 좋아질 소재, 산업재도 주목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으로 우량 중소형주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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