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국 중 눈물을 흘리는 커제 9단.[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27일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세번째 대국을 벌였던 커제(柯潔) 9단이 대국 중에 눈물을 떨궜다. 이날까지 3전 전패의 수모를 당한 커제는 기자회견에서 "대국 중에 이길 수 있다는 한 톨의 희망조차 가질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커제는 27일 중국 저장(浙江)성 우전(烏鎭)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알파고와의 3번기 마지막 대국에서 불계패한 뒤 기자회견에서 "알파고가 지나치게 냉정해 그와 바둑을 두는 것은 고통 그 자체였다"고 말했다고 인민망이 28일 전했다.
커 9단은 이날 대국 중에 눈물을 흘렸다. 그는 제한시간 1시간여를 남긴 시점에 돌연 자리를 벗어났다가 10여분 만에 돌아와 눈가를 닦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커제의 아버지 커궈판(柯國凡)은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커제가 대국 중 화장실에 달려가 울었던 것 같다"며 "전날 잠을 자지 못했고 바둑 형세도 좋지 못해 견디기 어려웠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커제는 "오늘 대국은 부족한 점이 많이 있었다"며 "포석 단계에서 내가 생각해도 참기 힘든 악수를 뒀고, 대국 초반에 손실이 생겨 어렵게 바둑을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커 9단은 "전날 밤에 잠을 자지 못해 매우 긴장됐다. 줄곧 어떤 수를 써서 알파고에 응대해야 할지 생각했다"며 "어리석은 자가 스스로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고 자책했다. 커제는 또 "구글 딥마인드팀은 세상을 바꿔놓았다"며 "이번 인공지능과의 바둑 대국은 그동안 인류가 뒀던 그 어느 시합보다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알파고는 지난 23일 1국에서는 커제 9단을 289수만에 백 1집 반으로 꺾었고, 25일 2국에서는 155수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27일 3번기 최종 3국에서 커제 9단을 209수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하며 완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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