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이야기] 6년 무명 설움 딛고 '드론계 애플'로…세계 시장 70% 석권…D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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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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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 6년만에 '팬텀' 출시하며 대박

  • 1980년생 젊은이는 세계 최초 '드론 억만장자' 등극

  • 스피드 혁신, 연구개발, 마케팅, 선전 제조업 인프라, 규제완화 수혜 '톡톡'

  • 6월 '드론실명제' 실시는 악재

DJI 기업소개[그래픽=아주경제 DB]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는 세계 최대 상업용 드론생산업체인 다장촹신(大疆創新·DJI)이 최근 실제로 애플 아이폰 크기만한 초소형 드론 '스파크'를 공개했다.  비행 시작부터 끝까지 손으로 조절할 수 있는 최초의 무인 항공기라는 '스파크'는 컨트롤러나 스마트폰 없이도 손으로 모션만 취하면 공중에 떠 있는 스파크의 카메라가 작동하고, 영화의 한 장면과 같은 공중 비디오 촬영까지 가능하다. 가격은 499달러(약 56만원)로 기존의 절반으로 확 낮췄다.  비싼 가격이나 어려운 조작성 등 때문에 드론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를 위한 생애 첫 드론으로 안성맞춤이라는 게 DJI 측의 설명이다. 

DJI는 전 세계 상업용 드론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며 민간 드론 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중국 기업이다. 중국어로 다장은 한자 그대로 '큰길에 경계가 없다'는 의미로, 다장촹신은 곧 무한혁신을 의미한다. DJI를 '드론계의 애플'이라 부르는 이유다. 

DJI를 창업한 것은 1980년생 중국 젊은이 왕타오(汪滔)다.  공부 대신 모형 비행기 조립에 빠져살았던 괴짜였던 그는 홍콩과기대 로봇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006년 중국 선전에서 단돈 200만 홍콩달러로 한 칸짜리 조그만 창고에서 DJI를 세웠다.  당시 중국에선 상업용 드론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던 그야말로 불모지에서 드론 업체를 차린 것부터 도발적이었다.  그로부터 10여년이 흐른 오늘날 그는 세계 최초의 ‘드론 억만장자’가 됐다. 

DJI는 6년 가까운 '무명'의 설움 끝에 2013년 네 개의 프로펠러와 카메라가 달린 드론 ‘팬텀’을 출시하며 대박을 터뜨렸다. 팬텀은 접근성, 단순함, 간편함을 무기로 일반인들은 조작하기 어렵다는 드론에 대한 편견을 깬 대표적인 제품이다. 패스트컴퍼니는 DJI에 대해 “군사용으로 인식되던 드론을 ‘친근한 비행체’로 바꾸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DJI는 이후 거의 반년에 한 번씩 신제품을 쏟아내는 '스피드 혁신'을 선보였다. DJI는 이미 팬텀, 인스파이어, 매빅 등 다양한 시리즈로 취미·촬영용 드론 시장을 점령했다. 2011~2015년 DJI 매출액은 100배 가까이 성장했다. 

이는 연구개발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해 말기준으로 DJI의 글로벌 특허출원개수 1500건 이상, 실제 특허보유개수 400여건에 달한다. 무인기 제조기술, 비행안전, 무선통신, 제어시스템 등 민간 드론 방면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DJI의 매년 매출액의 7%를 연구개발(R&D)에 쏟아붓고 있으며, 전체 인력의 4분의 1이 연구인력으로 채워져 있다.  

DJI의 마케팅도 성장에 한 몫했다. DJI는 영화 촬영과 TV쇼에서 드론을 폭넓게 활용하는 할리우드 마케팅을 공략했다.  '빅뱅이론’, ‘사우스파크’, ‘에이전트 오브 실드’, '인텔리전스' 등 미국 영화와 드라마에 DJI 드론이 출현하면서 유명세를 탄 것이다.

지난 2015년 '세기의 청혼'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중국 대표 여배우 장쯔이(章子怡)의 다이아몬드 반지 프로포즈 때 동원된 것 역시 DJI의 드론이었다. 미국 백악관과 일본 수상관저에 떨어져 논란이 된 드론이 모두 DJI가 생산한 것으로 알려지며 '노이즈 마케팅' 효과도 톡톡히 봤다.

여기에 과거 짝퉁 전자제품 생산공장이 밀집해있던 선전이 갖춘 든든한 제조업 인프라 역시 DJI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됐다. 

현재 글로벌 벤처 업계에서는 DJI의 기업가치가 100억 달러(약 11조3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한다. 미국 스타트업 투자정보업체인 CB인사이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168곳 중 DJI는 14위를 차지했다.

전 세계 상업용 드론 강자가 된 DJI는 이제 지구촌의 미래도 걱정한다. DJI는 유엔개발계획(UNDP)과 손을 잡고 지구온난화로 매년 해수면이 상승해 사라질 위기에 놓인 인도양의 휴양지 몰디브 상공에 드론을 띄우기로 했다.

이를 통해 해수면 변화를 관찰하고, 방조제가 필요한 위치를 파악하며, 해일 피해에 대비하는 것이다. 

하지만 DJI에게도 최근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중국이 6월부터 드론 실명등록제를 실시하기로 하면서다.  중국은 6월부터 민간용 드론에 대한 실명제를 실시하고, 미등록 상태의 드론을 날릴 경우 법적 처벌을 받도록 할 방침이다.

그동안 중국의 드론산업 규제 완화가  DJI가 빠르게 성장하는데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일각에서는 DJI의 중국 매출이 하락할 것이며, 심지어 중국시장을 포기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았다. DJI가 향후 새로운 드론 규제환경 속에서 어떤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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