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인공지능(AI)이 인간지능을 뛰어넘는 기점, 즉 인공지능이 스스로 자기보다 더 뛰어난 인공지능을 만들어 내는 시점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되며 이 시간 이후 인간의 역사는 지금의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계속될 것인지도 알 수 없다고 한다.
티핑포인트(Tipping Point)도 유사한 개념이다. 작은 변화들이 상당 기간 쌓여 미세한 변화가 하나만 더 발생해도 갑자기 큰 변화나 파장으로 이어지는 변환점을 뜻한다. 마지막 떨어지는 모래 하나로 쌓였던 모래더미가 갑자기 무너져 내리는 것을 상상하면 이해가 쉽다.
이들의 공통점은 큰 변화는 점진적이지 않고 급작스러우며, 질적으로 도약하여 과거와 단절된 단계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변환점을 만들어 내는 것은 무엇일까. 과학자들은 일정기간 에너지의 응축과 양적 팽창이 지속된 후 균형의 임계점을 돌파하는 마지막 계기가 발생하는 그 시점이라 한다.
이러한 기대와 별도로 위기감도 떨칠 수 없다. 타 금융업권의 자동차금융 확대로 전통적인 캐피털업권의 시장이 위협받고 있고 카드 가맹점수수료는 또다시 인하될 기세다. 소상공인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는 이해가 된다. 하지만 이번 인하는 또 하나의 개별적 모래알의 무게가 아니라 기존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현재 카드사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그리고 대체수익을 찾고자 생존과 탐험 모드로 전환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노력이 가맹점수수료 수익 감소분을 단기간에 상쇄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무이자 할부, 할인 서비스 등 다양한 혜택이 줄어들면서 소비자 측면에서 신용카드 네트워크의 효용이 떨어지는 것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이러한 변환점에서 극적인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절실함이다. 영화 인터스텔라를 보면 희망에 대한 절실함이 합리적인 계산으로는 닿을 수 없는 영역으로 탐험대를 이끌고, 여기서 인공지능과 사람의 차이가 드러난다. 절실함이 특이점을 만들어 내고, 전환의 계기가 된다.
주역에서도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窮卽變, 變卽通, 通卽久)라 했다. 궁하다는 것은 난관 또는 막다른 길에 봉착했다는 것이고, 이러한 궁한 상황에서는 스스로 변화하면 연결되어 통하고, 통하면 다시 오래 간다는 것이다. 주어진 상황을 극복하고 변화하고자 하는 절실함이 살길을 찾아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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