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이전까지 부동산 서비스는 매물을 검색하거나 중개하는 정도에 머물렀다면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크라우드 펀딩 등으로 영역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30일 김현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의원 주최로 열린 ‘부동산 산업, 혁신으로 청년을 구하라’ 세미나에서는 전문가들이 이 같은 전망에 의견을 함께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향후 부동산 스타트업은 전통적인 서비스에 최신 기술이 결합한 ‘프롭테크(부동산테크, Property+Technology)’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부동산 스타트업을 소개한 이상영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프롭테크 투자액은 약 26억달러(2조9377억원)에 이른다. 평가액이 10억달러가 넘는 비상장 스타트업 기업을 일컫는 전세계 유니콘 기업 가운데 프롭테크 기업도 4개나 진입했다.
이 교수는 프롭테크의 성공 사례로 주민 주도의 도시재생 사업을 운영하는 영국의 사회적기업 ’스페이스하이브(Spacehive)'를 소개했다. 스페이스하이브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맨체스터의 도시환경 개선사업을 성공적로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도시 인프라와 주택의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도시재생이 필요하다”며 “크라우드 펀딩이나 임대·자산관리 서비스 등 부동산 스타트업이 도시재생 분야에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또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르면 정부자금을 출자받은 벤처펀드는 부동산업에 투자할 수 없다”며 “부동산 스타트업을 벤처투자 제한 업종에서 해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부동산 스타트업을 운영하는 젊은 창업가들이 자신의 사례를 공유했다. 셰어하우스 임대관리 업체인 ‘우주’를 운영하는 김정현 대표는 “아파트와 오피스텔이 4% 내외의 임대수익률을 얻을 때 셰어하우스는 더 많은 임차인을 수용해 6~1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며 12%의 연수익을 올린 실제 운영 사례를 소개했다.
공간 공유 플랫폼을 운영하는 ‘스페이스클라우드’의 정수현 대표는 공간 연결로 수익을 창출하는 ‘공간 비즈니스’를 소개했다. 점점 증가하는 도심의 상가 공실을 ‘공유’ 관점에 접근했다는 정 대표는 빈 건물을 웨딩 장소로 활용하거나 한의원의 서재를 스터디공간으로 공유하는 등 신선한 사례를 선보였다. 그는 지역 유휴 부동산을 활용할 수 있는 ‘로컬리즘법’ 등 법률적 가이드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김 의원은 “전통적인 부동산 산업은 변화에 따른 적응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고 다소 경직된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부동산 산업의 새로운 혁신 모델이 나오고 있는 만큼 부동산 분야에서도 창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민홍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도 “그동안 한국 부동산 산업은 주택임대관리업과 중개업·감정평가업의 겸업이 금지돼 서비스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절차도 복잡했다”며 “개발·건설·임대관리·중개·레지던스 등 관련 영역을 전문화한 일본의 ‘미쓰이’와 중국의 ‘완다그룹’, 미국의 ‘하인스’처럼 한국도 금융과 운용 관리가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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