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칼럼] 독일 스타트업 씬의 주목할 만한 변화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7-05-30 14:2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사진=오정택 프로젝트 매니저]

독일 베를린이 유럽 스타트업의 중심 도시로 부상하며 국제적인 관심을 얻고 있긴 하지만, 독일의 전반적인 스타트업 현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이번 글에서는 KPMG Germany에서 내놓은 Deutsche Startup Monitor 2016 (이하 DSM 2016)의 내용을 중심으로 독일 스타트업씬의 최신 현황과 주목할만한 변화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독일 스타트업씬, 베를린만 있는 게 아니다

독일 스타트업 허브로 베를린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베를린만 있는 게 아니다.

베를린을 중심으로 독일의 스타트업이 성장했고 현재도 스타트업이 가장 활발한 도시로 앞서가고 있지만, 최근에는 베를린 이외 지역의 스타트업 씬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DSM 2016도 최근 스타트업들이 베를린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 걸쳐 균형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현상을 독일 스타트업 씬의 주요 변화로 꼽았다. 독일은 16개 주로 구성된 연방국가로 경제 산업이 지역적으로 고르게 분포해있는데, 지역 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중소기업들이 지역별 클러스터(cluster)를 형성해 독일 경제를 튼튼히 떠바치고 있다.

이런 경제 산업 구조하에 스타트업들도 지역적으로 고르게 성장하며 지역 경제의 밸류 체인에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독일의 스타트업 주요 도시는 스타트업 수적 비율을 기준으로 베를린(17.9%), 라인-루르 지역 도시(14.1%), 슈투트가르트/칼스루에(8.9%), 뮌헨(7.0%), 하노버/올덴부르크(6.9%), 함부르크(6.4%)이다. 수치로 보면 베를린 이외 지역의 스타트업 비율도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베를린 이외의 스타트업 허브들은 독일의 전통적인 경제 산업 중심 지역이다. 지역적 산업 기반이 취약한 베를린에서 스타트업 붐이 인 것과 달리, 이들 지역은 튼튼한 경제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씬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이 지역 스타트업들은 지역 산업 기반과 더욱 긴밀한 연관성을 갖고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특징은 지역별 스타트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독일 스타트업 지역별 분포/출처=Deutsche Startup Monitor 2016, KPMG Germany]


















아래 표에서 지역별 스타트업 씬의 비즈니스 모델 유형을 보면 베를린 이외 지역들이 베를린보다 B2B 기반 스타트업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뮌헨과 슈투트가르트 지역은 자동차 산업 등 독일의 기간 산업들이 밀집해 있는데, 이들 지역의 스타트업들이 다른 지역에 비해 B2B기반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고 있다.

 

[독일 지역별 스타트업 비즈니스 모델/출처=Deutsche Startup Monitor 2016, KPMG Germany]


독일은 현재 ‘인더스트리4.0’을 국가적 아젠다로 정하고 기존 제조업의 디지털화, 좀 더 포괄적으로는 디지털 기반 경제로의 구조적 전환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전환 과정에서 전통적인 산업에 혁신적인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기회를 얻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배경에서 유럽 스타트업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베를린뿐만 아니라 지역 전통 산업과의 연계성이 강한 베를린 외 지역의 스타트업 씬들도 향후 빠르게 발전하고 많은 성공 사례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독일 스타트업의 국제화 경향

보고서는 또한 독일 스타트업 씬에 두드러지는 최근 추세로 독일 스타트업들이 더욱 국제화되고 있으며 또 스타트업의 국제화와 함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규모가 증대되고 있는 점을 꼽았다.

국제화 경향은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외국인들이 증가하고 있는 점과 독일 스타트업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경향을 근거로 들었다. 조사에 의하면 2016년 기준 독일의 스타트업 창업자 중 외국인 비율은 전체 창업자 중 8%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EU 회원국 출신이 3.8%, 비 EU 외국인은 4.2%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보다 EU 회원국 출신은 감소했고 (2015년: 6.2%), 비 EU 외국인은 조금 증가했다 (2015년: 2.8%). 스타트업 주요 도시 중에서는 뜻밖에 뮌헨이 외국인 스타트업 창업자 비율이 15%로 가장 높았고, 그다음으로 베를린이 12% 수준이었다. 베를린은 이미 독일 도시가 아니다는 말을 할 정도로 국제적인 코스모폴리탄지로 변모한 곳이라 베를린이 외국인 창업자 비율이 가장 높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뮌헨이 더 높게 나타난 것이 흥미롭다.
 

[독일 스타트업 창업자 외국인 비율/출처=Deutsche Startup Monitor 2016, KPMG Germany]


스타트업 전체 종사자의 출신 비율은 약 30.8%가 외국인으로 이중 EU 회원국 출신이 19%, 비 EU 국가 출신이 11.8%로 작년보다 외국인 비율이 8.8% 포인트 증가했다. 스타트업 종사자 면에서 독일 스타트업 씬이 보다 국제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스타트업 전체 종사자의 외국인 비율 면에서는 역시 베를린이 42.3%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독일 스타트업 종사자 외국인 비율/출처=Deutsche Startup Monitor 2016, KPMG Germany]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2016년 기준 독일 스타트업 중 절반 이상 (53.3%)이 독일 외 해외시장에서도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매출액의 80.3%가 독일 시장에서 발생해 여전히 매출액 측면에서는 국내 시장에 편중되어 있다. 또한 해외 시장 매출액 비율인 19.7% 중 11.5%는 EU 시장에서 발생해, EU 외 지역에서의 매출액 규모는 아직 미미한 편이다. 하지만 독일 스타트업 중 82.5% 는 향후 국제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응답해 앞으로 해외시장으로의 진출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화 계획/출처=Deutsche Startup Monitor 2016, KPMG Germany]

 


타깃 해외시장으로는 EU 시장이 42.1%, 비 EU 유럽국가가 9.7%, 북미 시장이 11.4%, 아시아 시장이 7%로 나타났다. 스타트업들이 고려하는 국제화 전략으로는 제품 및 서비스 수출이 56.7%, 해외 기업과의 파트너십 31.4%, 라이선스 및 프랜차이즈화 19.2%, 해외 지사 설립 18.9%, 조인트 벤처 8.8% 순이었다.

▶독일 스타트업은 순항 중

2016년 독일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금액은 2015년 10억 유로에서 11억 유로로 1억 유로 정도가 증가했다. 투자 유치 규모가 25,000유로 이하인 스타트업이 전체의 18.7%, 25,000-50,000유로 수준이 10.8%, 50,000-150,000유로가 22.5%, 백만 유로 이상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 비율은 20.4%를 차지했다. KPMG Germany는 올해 2017년 독일 스타트업들이 필요로 하는 전체 투자 규모는 전년 투자액보다 2억 유로 더 높은 13억 유로 수준으로 계산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유치 규모 비율/출처=Deutsche Startup Monitor 2016, KPMG Germany]


호황을 누리고 있는 독일의 경제 상황과 베를린을 중심으로 한 독일 스타트업 씬에 대한 주목과 투자 증대 상황 덕분에 독일 스타트업들은 대체로 전망에 있어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스타트업의 90%가 현재 영업실적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또한 전체의 73% 정도는 향후 6개월 기간 내에 영업실적이 더욱 더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고, 24.5%는 현 상태 유지, 그리고 2.7%만이 부정적인 전망을 하였다. 

이상으로 독일 스타트업 씬의 전반적인 현황을 살펴보았다. 다시 한번 정리하면 독일은 베를린에서 시작된 스타트업 붐이 다른 지역들로 퍼져 지역적으로 균형적인 발전 양상을 보인다. 

또한 스타트업 종사자 및 비즈니스 측면에서 더욱 국제화되고 있고 투자규모 또한 증대되고 있어, 향후 글로벌 규모의 스타트업들이 생겨날 가능성도 기대해볼 수 있다.

독일이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제조업 혁신의 과정에서 이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과 서비스를 가진 스타트업들이 기회를 얻어 국제적으로 동반 성장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글=오정택 프로젝트 매니저 #치즈와인빵 #유럽스타트업 #버터플라이 #청년기자단 #지켄트포럼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