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독자개발 글로벌 내비게이션 '베이더우' 연내 美 GPS 추격 나선다

중국선 이미 '국민 내비게이션'… 내년엔 일대일로 국가에도 서비스

위치기반 연관 산업 급성장… 2020년엔 위성 35개로 글로벌 시스템 구축

 

중국의 베이더우(北斗) 시스템 [장쑤망 웹사이트 캡처]

아주차이나 박은주 기자 = '중국판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로 불리는 중국의 독자개발 내비게이션 베이더우(北斗) 항법위성시스템(BDS)이 전 세계로 활동무대를 확장할 전망이다.

베이더우는 대중 영역으로 활용 범위를 넓혀가며 중국 내부에서는 이미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베이더우가 서비스 적용 범위를 전 세계로 확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구체화시키면서 베이더우가 미국이 운영하는 GPS, 유럽연합(EU)의 갈릴레오, 러시아의 글로나스 등 내비게이션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중국이 야심차게 추진중인 베이더우는 미국의 GPS와 달리 자체 글로벌위성항법시스템(GNSS)을 차용하고 있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이다. 

또한 중국이 "민간 영역뿐 아니라 군사작전 등에서도 필수적인 GPS 서비스를 미국에 의존할 수 없다"며 '2020년 완성'을 목표로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추진 중인 거대 프로젝트다. 

베이더우는 올해 하반기에 6~8기의 위성을 새로 쏴 올릴 예정이다. 2018년 전후로는 18기를 발사해 일대일로 연선 국가들에게 베이더우 서비스를 제공하고, 2020년까지 전 세계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중국은 14개의 위성과 32개 관측소로 이뤄진 베이더우 2기 공정이 완성된 상태다. 발사된 베이더우 위성은 아시아태평양 지역까지 서비스를 재공할 수 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권장으로 국민 내비게이션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베이더우의 서비스 적용 범위는 중국 국내에서 아태 지역으로, 최종적으로는 전 세계로 점차 확장되고 있다.

봉황망(鳳凰網)에 따르면 현재 베이더우 단말기의 사용자는 3000만명을 넘는다. 억 단위 사용자를 보유한 GPS에 비해 적은 숫자지만, 베이더우는 매년 20~30%의 성장세를 보이며 무서운 기세로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중국 위성유도시스템 관리실 주임인 란청치(冉承其) 대변인은 "베이더우 단말기는 어부들의 출항 필수품이 됐다"면서 "연해의 4만여척 어선에 베이더우 응용 단말기가 장착돼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더우의 간소화된 버전도 이미 중국에서 생산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탑재된 상태다. 란 주임은 "최근 베이더우 스마트폰용 내장칩 생산량이 2200만부를 넘었다"고 말했다.
 

[그래픽=임이슬 기자 90606a@]

최근 발표된 '2016년도 중국위성네비게이션과 위치서비스산업발전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스마트폰의 30%에는 베이더우 시스템이 장착된 것으로 확인됐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이용한 산업에서 베이더우의 점유율은 70%를 넘어서며 교통, 기업관리 등 대중 영역까지 활용되고 있다. 

우주 전문 잡지 궈지타이콩(國際太空)의 편집자 겸 우주전문가인 팡즈하오(龐之浩)는 "2020년 베이더우가 전 세계에 서비스를 적용할 수 있을 때에는 베이더우의 종합적인 순위는 전 세계 4개 업체 중 2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면서 "미국의 GPS와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팡즈하오는 베이더우의 경쟁력으로 앞선 기술력·다양한 용도·비교적 높은 호환성 등을 꼽았다. 여타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위치확인 기능과는 달리 베이더우 시스템은 직접적인 정보수집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더우 단말기로 위성을 통해 지시를 받거나 정보를 보내는 통신기능도 가능하다는 점 등이 강점으로 부각된 것이다.

그는 "베이더우가 다른 업체들보다 출발은 늦지만, 중국시장 자체가 워낙 크다"면서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을때 정책·관리기술 분야가 잘 뒷받침해준다면 미국의 GPS에 비견되는 시스템으로까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 2012년 베이더우를 쏴 올리며 독자적인 위성항법시스템을 갖춘 국가가 됐다. 2020년까지 위성 35개를 보유해 24시간 위치추적·기상관측·자원탐사 등을 하겠다는 포부다. 1970년대 후반부터 GPS를 운용해 온 미국에 비해 출발은 한참 늦지만 상대적으로 앞선 장비와 진전된 기술력을 활용함으로써 실제 제공하는 정보 수준엔 별 차이가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의 내비게이션 산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내비게이션과 위치서비스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22.06% 증가한 2118억 위안(약 35조원)이다.

위성내비게이션기술에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칩, 소프트웨어, 탐지방법, 네비게이션데이터, 단말기 등 핵심부품의 생산액은 808억 위안이다. 그 중 70%는 베이더우시스템에 연계돼 있다. 중국 내에서 베이더우는 이미 주류 내비게이션에 올라섰으며, 배후시장역시 베이더우와 연동해 발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