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문재인 정부의 협치 첫 시험대인 10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초읽기에 돌입하면서 야 4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추경의 조속한 편성을 위한 뒷받침에 나섰지만, 야 4당의 입장은 미묘하게 얽혀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부의 일자리 추경안은 내달 5일 국무회의를 거쳐 7일께 구국회에 제출된다. 정부는 추경 예산 10조 원 중 8조 원은 초과 세수, 2조 원은 각종 기금을 통해 조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자리 추경이 6월 임시국회 초반 최대 화약고인 셈이다.
문제는 야당의 반대다.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은 지난 26일 야 3당 정책위의장 회동을 통해 공공부문 일자리 추경에 반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헌재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을 겨냥, “인기영합형 공약은 무차별 증세 폭탄을 현실화하거나 미래 세대에 국가 부채를 남길 것”이라고 꼬집었다. 추경안 국회 의결 정족수는 재적 의원 과반 출석, 출석 의원 과반 찬성이다. 집권당 의석은 120석이다.
국민의당도 비슷하다. 김동철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일자리 추경과 관련해 “국민 혈세인 만큼, 법적 요건과 시급성, 효과 측면을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바른정당도 국가재정법의 추경 요건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추경 편성 요건은 △전쟁 또는 대규모 재해 발생시 △경기 침체·대량실업·남북관계 변화·경제협력 등 대내외적 여건의 중대 변화 △법령에 따른 국가지급 지출 발생·증가 하는 경우 등으로 한정한다.
정의당도 이날 “추경 편성의 필요성은 인정한다”면서도 여섯 가지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윤소하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자리 추경과 함께 민생분야 공통공약 조기 이행을 위한 추경, 특수활동비 등 적폐 예산의 개혁을 위한 추경이어야 한다”며 △공공부문 중 생명·안전과 직결된 분야의 정원 확대 및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5당 민생 공통공약 시행 △복지사업 등의 하반기 추진 △관행적인 추경 편성 지양 △특수활동비 예산 축소 △법인세 인상 등 세법개정 논의를 촉구했다.
한편 당·정은 31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2017년 추경 당정협의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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