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관계자에 따르면'으로 시작하는, 이른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를 믿지 말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속칭 '가짜뉴스'와 전쟁을 선언한 그가 30일(현지시간) 트위터에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작성한 기사를 재전송(리트윗)해 논란을 낳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3천만 명이 넘는 '팔로워'에게 전달한 이 기사의 제목은 '관계자에 따르면, 재러드 쿠슈너는 회동에서 러시아에 대화채널을 요청하지 않았다'였다.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지난해 12월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대사에게 트럼프 인수위와 러시아 간 비밀채널 구축을 제안했다는 워싱턴포스트(WP)의 지난 26일자 기사를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다.
폭스뉴스는 "이 문제를 잘 아는 인사에 따르면, 쿠슈너와 키슬랴크 대사는 시리아 문제에 대해 논의했으며, 트럼프 정부와 러시아 간에 '안전한 라인'(secure line)을 이용하자는 아이디어를 꺼낸 쪽은 쿠슈너가 아니라 러시아 측"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관계자'를 인용한 기사라 하더라도 자신의 사위이자 최측근인 쿠슈너 선임고문을 옹호한 기사는 널리 전파하고, 불편한 의혹을 제기한 기사는 '가짜뉴스'로 치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8일 유럽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트위터에서 쿠슈너 고문에 대해 신뢰를 나타내면서 "가짜뉴스에서 '관계자에 따르면'이라는 구절을 볼 때마다 그런 관계자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가짜뉴스 작가가 만들어낸 사람"이라며 "가짜뉴스는 적이다"라는 해시태그(꼬리표·#)를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익명의 출처를 인용한 기사에 대해 '가짜뉴스'라는 딱지를 붙여 비판해 왔다.
지난해 트럼프 대선캠프의 막후 실세였던 쿠슈너 선임고문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연방수사국(FBI) 수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러시아 스캔들의 새로운 '몸통'으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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