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각국에 도주한 '펫훌라흐 귈렌 테러조직'(FETO)을 송환하라고 압박했다.
FETO는 터키정부가 작년 쿠데타 모의 배후로 지목한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의 추종자·지지자를 가리킨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집권 정의개발당(AKP) 소속 의원들 앞에서, 세계 각국으로 도피해 망명을 신청한 귈렌 세력 송환을 촉구했다.
그는 "송환에 협조하지 않는 나라는 장래에 우리에게 송환을 요구해도 인도를 받지 못할 것이다"고 경고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테러전은 국내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사안이기 때문"이라면서 "우리가 테러에 대항해 함께 싸운다면, 각국은 이들을 터키에 송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송환을 요구하는 나라를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독일을 비롯한 서유럽 각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달 17일 터키 관영 아나돌루통신은 익명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독일에 망명 신청을 낸 터키 외교관·관용 여권 소지자와 가족이 420명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한편 터키는 독일 의회의 인지를리크 공군기지 방문을 불허하는 방침에 당분간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독일이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인다면 인지를리크 방문 문제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다음달 5일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교장관이 터키를 방문해 인지를리크 문제를 논의한다고 공개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수니파 극단주의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전에 활용하는 인지를리크 기지에는 독일군 약 260명이 배치됐다.
터키가 독일과 갈등을 빚으며 독일 의원들의 인지를리크 방문을 차단하자 독일정부는 독일군 이전 배치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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