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임금상승, 협력중소기업 납품 단가 하락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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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5-31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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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은경 기자 = 하도급거래 관계에서 위탁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이 협력중소업체의 납품생산물 구매비용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양 기업 간의 임금 격차를 확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혜정 충남연구원 연구원 등이 노동경제론집에 게재한 '위탁대기업과 협력중소기업 간 임금 격차 확대 영향요인' 보고서는 1999∼2014년 19개 제조업 중분류 산업들의 패널 자료를 사용해 위탁대기업과 협력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확대 영향요인을 분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도급거래에 초점을 두고 실제 하도급거래가 기업규모별 성과 격차와 임금 격차 심화의 원인인지를 살펴봤다.

중소기업연구원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의 임금 총액은 월평균 323만원으로, 대기업(513만원)의 62.9% 수준에 불과하다.

김 연구원 등은 통계청의 광공업통계조사,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등 여러 통계를 활용해 분석한 결과, 위탁대기업에서 근로자 임금과 납품생산물 구매비용이 서로 반비례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아냈다.

즉, 위탁대기업 근로자 임금이 오르면 납품 생산물 구매비용이 하락한다는 것이다.

납품생산물 구매비용의 하락은 결국 납품가격의 하락을 초래하고 이는 협력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상대임금(위탁대기업 임금과 비교했을 때 중소기업의 임금 정도)을 떨어뜨린다.

위탁대기업 근로자들의 임금상승이 결국 양 기업의 임금 격차를 확대한다는 것이다.

논문은 또 위탁대기업의 노동조합 또한 자사 근로자들의 임금과 고용 안정을 추구하려다 보니 협력중소기업의 상대임금 수준에 하향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위탁대기업 생산물의 수출거래나 수입거래, 즉 경제개방 확대도 협력중소기업들이 국제경쟁에 직접 노출되는 정도를 강화해 상대임금 수준을 떨어뜨린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협력중소기업들이 수출시장을 개척하거나 기술개발을 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여 위탁대기업의 수요독점적 시장지배에서 벗어나 협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이 자랑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고도부품·소재산업들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 이뤄져 있는 등 기업 혁신활동이나 연구개발(R&D) 투자활동 등은 기업의 규모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논문은 중소기업 외부에서 인재를 양성하고 직업능력을 개발하려는 노력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우수하고 숙련된 인재를 양성할 필요성은 어느 기업에나 있지만 중소기업은 내부에서 인재를 양성하기에 버거운 측면이 많다"며 "인재 양성만을 체계적으로 할 외부 기관을 마련해 기업이 원하는 기술을 지닌 인재를 배출하지 않으면 경력직에 대한 선호가 확대돼 청년층의 신규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문은 또 노조가 임금교섭을 할 경우 경직적인 산별교섭 체제보다 공통적인 생산물 범위별로 위탁대기업과 협력중소기업이 함께 공동교섭을 진행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kamja@yna.co.kr

(끝)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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