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속도내는 道 vs '사업 재검토' 지역주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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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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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후보지 항로 및 활주로 모습. [사진=제주도 제공]


아주경제(제주) 진순현 기자= 제주 제2공항 건립은 지역 최대 현안이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한해 2000만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존 제주국제공항은 이미 심각한 포화상태에 이르러 조속한 제2공항 건설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11월 10일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를 토대로 제2공항 건설 계획을 발표하고,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를 건설 예정지로 확정했다.

하지만 절차적 문제를 놓고 제주도와 성산읍 지역주민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일방적 후보지 발표와 부실 용역 등을 지적하며 사업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타당성 용역에 참여한 연구진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제주 제2공항은 김해 신공항건설 보다 5개월이나 앞서 지난해 12월 1일 기획예산처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음에도 현재까지 기본계획수립을 위한 용역에도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속도전을 내고 있는 타지역과 달리 제주 제2공항은 앞길이 막막한게 현실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변수다. 사업추진의 절차적 투명성 확보와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을 전제조건으로 달았다. 즉 주민과의 소통이 없을 경우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을 못박았다.

◆"정부, 제2공항은 민간공항 천명"···더 이상 머뭇거리면 '안돼'

제주 제2공항 건설에 4조9000억원의 국비가 투입된다. 생산유발효과 약 12조 중 57%인 6조8000억원이 제주도 경제에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용역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제주도 숙원사업을 두고 더 이상 머뭇거리면 안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토부는 일단 ‘동굴 등 현황조사 및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비는 8억원, 용역기간은 착수후 1년이다.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은 제2공항 입지 타당성 검토를 통해 자연환경 보전과 생활환경 안전성 등을 다룬다. 특히 그동안 성산읍 주민들이 의혹을 제기한 안개와 풍속 등 기상조건 적합성 검토를 비롯해 제2공항 건설 예정지역 내 동굴현황 조사도 이뤄진다. 성산읍 주민들은 제2공항 예정지 일대가 수산굴 등 천연동굴 밀집지대로, 제2공항이 들어서면 동굴 파괴 우려가 높다고 지적한 바 있다.

지구물리탐사를 통해 동굴 존재여부를 조사하고 측량 및 현장조사를 거쳐 동굴 개수 및 전개 방향부터 규모, 구조, 내부 생성물, 생물, 미지형, 동굴군 연계성까지 내부 상태 파악도 이뤄진다. 동·식물상과 관련해선 하도철새도래지 환경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한다.

또 항공법 제76조 공항 주변 항공기 운항 안전 확보 및 이를 저해하는 지형·지물 등 공항 주변 장애물을 제한하기 위해 장애물제한표면을 고시하는 경우, 구좌·성산지역 오름 10개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10개 오름 중 시계기동(선회 접근) 절차를 동쪽으로 이동할 경우 비행안전을 위해 대수산봉을 40m 이상 절취하면 나머지 9개 오름은 절취하지 않아도 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2공항 예정지 성산읍에서 “제2공항 계획상 오름은 1m도 건드리지 않고 공군기지 문제도 이미 정부가 제2공항은 순수 민간공항으로 짓겠다”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 제2공항 용역 재검증부터 해야

지난달 29일 제2공항 반대 온평리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된 직후나 지금이나 1년여 동안 입장은 변한 게 없다”며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즉각 중단하고 부실덩어리로 밝혀진 제2공항 용역에 대한 재검증부터 시작하라”고 밝혔다.

대책위는 “제2공항 용역이 부실이라면 입지선정 등 모든 것들이 오류라는 것이기에 우리 주민들은 제2공항 계획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단호한 입장을 피력했다.

또한 대책위는 “최근에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오름 절취 문제는 제2공항 입지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해야 되는 사안이지 전략환경영향평가로 풀 사안이 아니다”라며 “제2공항의 온갖 문제가 불거지고 주민들과 시민사회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자 전략환경영향평가라는 속도전으로 무마하려고 있는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대책위는 “전략환경영향평가로 오름 절취문제, 동굴문제 등 입지에 대한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지만 이는 결국 제2공항 강행을 위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는다”며 국토부의 '제주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용역' 발주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

온평리는 제2공항 예정 부지의 70% 이상이 들어가는 핵심 당사자 마을이다.

지난 3월부터는 제2공항 예정지 성산읍 마을별로 촛불집회를 열어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주민들의 동의 없는 일방적 후보지 선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지역주민들의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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