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문학이 어떤 경우에도 정치적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인간이 구현할 가장 아름답고 가치 있는 예술이 도구화된다는 건 언어도단이다."
소설가 이외수(71)씨는 30일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해냄)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까지 대한민국 창고에서 너무 많은 쥐들이 식구들이 먹을 쌀보다 더 많은 쌀을 축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위암과 유방암으로 수년간 투병생활을 해온 그였지만 이날은 비교적 밝은 얼굴로 카메라 앞에 섰다. 합니다. '장외인간' 이후 12년 만에 발표한 이번 장편소설은 식물과 교감할 수 있는 서른 살 청년 정동언이 식물들의 도움으로 사회악을 밝혀내고 정의를 구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주인공은 식물과의 염사(念寫)를 도와주는 백량금과 검사 박태빈, 꽃가게 주인 한세은, 기자 노정건과 함께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환경파괴의 주범이 된 4대강의 책임자들과 동물 학대범, 뇌물 수수 국회의원 등을 찾아 응징한다.
이씨는 "책으로 소설을 보는 독자들과 웹으로 작품을 접하는 독자들은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며 "그 차이를 의식하며 소설을 썼다"고 말했다.
주인공이 식물과 소통한다는 '채널링'에 대해서는 "10여년 동안 채널링을 해왔다"며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만물과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채널링을 우화적으로 언급한 것인지, 실제 경험이 있다는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순실이나 박근혜가 존재하는 나라에선 그 이상도 존재할 수 있다"며 "그들의 존재를 증명할 도리는 없다"고 답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수백만명의 팔로어를 둔 이씨는 "수시로 소셜네트워크에 드나든다"며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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