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최근 독일을 방문한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반된 행보를 비교하며 중국과 미국, 유럽 간 관계에 변화가 일고 있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하지만 경제적 측면에 국한될 가능성이 크다며 평정심을 유지하고 흔들림없이 유럽과의 협력 강화에 공을 들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31일 '중국-미국-유럽, 새로운 전략적 삼각구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제하의 논평을 통해 이러한 메시지를 전했다.
환구시보는 28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을 찾은 트럼프 대통령이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갈등을 빚은 민감한 시점에 리 총리가 31일 독일 등 유럽 순방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메르켈 총리는 "유럽과 미국이 완벽히 신뢰하는 시대는 이미 거의 끝났다"면서 "유럽은 스스로 우리의 운명을 개척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독일은 정말 나쁘다, 아주 나쁘다"며 독일에 강한 반감을 보이며 등을 돌렸다.
환구시보는 "독일 등 EU 회원국과 미국과의 갈등이 심해진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영향이 가장 크지만 둘 사이에 거리가 벌어지고 있음은 이미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중국과 유럽의 거리는 가까워지고 있다. 신문에 따르면 독일을 찾은 리 총리는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하고 벨기에를 공식 방문한다. 이후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제19차 중국-EU 정상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환구시보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잡음이 심해지면서 독일 등 유럽은 중국을 더욱 중시할 수 밖에 없다"며 "유럽과 중국과의 협력이 앞으로 한층 강화되고 이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는 지적이다. 미국과 유럽이 멀어졌다고 해서 미국-중국-유럽이 각각의 꼭지점을 형성하는 전략적 삼각구도를 형성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은 오랜 동맹 관계로 유럽이 미국에 완벽하게 동조하지는 않더라도 독립성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에 중국은 유럽과의 '경제협력' 강화라는 '한 우물'을 파야한다고 환구시보는 조언했다. 오늘날 경제의 중요성이 큰 만큼 중국과 유럽간의 경제협력 강화가 가져올 변화와 영향도 상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자유무역, 경제 세계화, 기후변화 등에서도 공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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