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오진주 기자 = 광화문광장을 둘러싸고 있는 세종로와 율곡로가 지하로 들어가고 상부공간은 보행공간으로 탈바꿈하는 개선안이 나왔다.
광화문광장 재구조화에 대해 논의하는 ‘광화문포럼’은 31일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구상안을 발표했다.
이번 구상안에 따르면 율곡로는 서울지하철 3호선을 피해 곡선화된 형태로 지하화된다. 율곡로가 지하로 들어간 자리에는 월대(궁궐이나 정전 앞에 놓인 대)가 회복되고 해태상도 조선 후기 때 위치했던 경복궁과 광화문광장 사이로 이전된다.
광화문광장 양 옆 세종로는 KT 광화문 사옥 앞부터 경복궁 방향까지 이르는 길이 지하화된다. 광화문포럼 측은 버스 노선은 유지하면서 기존에 광장과 광화문을 분리했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시에 따르면 광화문포럼은 지난 1년 동안 40여명의 전문가들이 모여 광장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 원칙 및 실현 방향을 도출했다. 앞으로 시는 이번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공사비용과 사업기간, 실현 가능성, 단계별 추진방안 등을 검토해 연말까지 개선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광화문포럼은 이날 토론회에서 부분별로 나눈 예시도 공개와 함께 5가지 총론을 제시했다. 총론은 △역사와 미래가 함께하는 공간 △국가 중심 공간 △공공적 진화 △일상과 비일상의 소통 △상향·사회적 합의 과정 등이다.
광화문포럼 역사부문 위원인 홍순민 교수는 발제를 통해 광화문부터 숭례문까지 이르는 가로를 중심으로 역사성을 지켜야 한다는 ‘역사성 보존 및 회복의 원칙’을 제시했다. 홍 교수는 "광화문월대를 복원하고 해태상을 옮겨 ‘광장~광화문~경복궁~백악~북한산~하늘’로 열결되는 경관축을 보존해야한다"고 말했다.
공간부문 위원인 김도년 교수는 △단절된 경복궁과 도시공간 연결해 도시맥락 회복 △광화문부터 경복궁을 거쳐 백악 및 보현봉으로 이어지는 경관을 고려할 것 등을 제안했다.
교통분문 위원인 김영찬 교수는 △승용차 수요관리와 한양도성 내 대중교통 강화 △산업지원차량 통행권 보장 △율곡로 기능 유지 △광장에서 대중교통 환승 대책 마련 △주변 생활권 보호 위한 대책 수립 등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문화부문 위원인 손수호 교수는 광화문광장이 일상적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상업 활동 제한 및 공공행사 축소 △행사 시설물 설치기준 및 음향 기준 설정 △광장 성격에 맞는 행사 정례화 △차 없는 거리 확대 △주변 건축물 내 휴식시설 확충 등을 제안했다.
광화문포럼을 운영하는 임희지 서울연구원 박사는 “시민과 전문가가 참여하는 상향적 계획 방식으로 개선을 추진하되 중앙정부와 서울시 사이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주변 건물 관계자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등 조직·기금·법적 근거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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