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총리를 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함께 맞설 것을 제안했다.
리 총리는 지난달 31일 독일을 공식 방문해 메르켈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했다고 신화통신이 1일 전했다. 리 총리의 독일 방문은 2004년 시작된 양국 총리간 연례회담의 일환이다.
메르켈 총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난 뒤 실망감을 드러내며 "유럽은 더는 미국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토로한 바 있다. 리 총리는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리 총리는 또 유럽의 통합을 지지하며 유럽연합(EU)의 포괄적 전략파트너로서 유럽의 번영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양국이 교류확대를 통해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긴밀히 협조하자"고 화답했다.
리 총리에 이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다음 달 초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중국공산당 서열1위와 2위 인사가 한 달새 잇달아 한 국가를 방문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리 총리는 독일 방문 뒤 벨기에를 방문한다. 이 곳에서 도날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중국-EU 정상회담서을 개최할 예정이다. 매츠 하본 중국 주재 EU상공회의소 소장은 "리 총리가 경제 자유화를 위한 열망이 진실하다는 점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리 총리는 이번 방문에서 중국이 자체 제작한 중형여객기 C919가 EU로부터 내항 증명을 획득할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독일에 요청했다. 내항증명은 비행에 적합한 안전성과 신뢰성에 대한 증명으로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증명이다. 중국은 최근 C919의 시험비행을 마치고 글로벌 여객기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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