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주혜 기자 = '비대면'이라는 물을 만난 저축은행이 활짝 웃고 있다. 지점에 방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 하나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시대가 열리자 저축은행 고객이 전국구로 확대된 것이다. 시중은행 대비 점포가 적은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대형 저축은행들은 ATM 서비스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KB저축은행은 체크카드 없이 스마트폰 하나로 ATM을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 ATM 서비스’를 특허출원 중이라고 1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에 가상 카드를 발급해 ATM 리더기가 카드를 인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스마트폰으로 계좌를 개설한 후 체크카드를 따로 발급할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이다. 현재 개발이 끝난 상황으로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ATM기를 소유한 밴사(부가통신망사)와 협의를 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비대면계좌개설 앱인 ‘디지털지점’을 출시하면서 체크카드 고객들이 전국 편의점, 대형마트, 지하철역 등에 배치된 3만5000여대의 ATM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형 밴사 4곳과 계약을 맺었다.
이렇듯 저축은행이 ATM 서비스에 고심하는 까닭은 ‘비대면 채널’ 강화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KB저축은행과 웰컴저축은행 두 곳은 저축은행 업권에서 비대면 채널 강화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이다. 앞서 KB저축은행은 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 상품인 ‘올비’를, 웰컴저축은행은 비대면계좌개설 시스템 ‘디지털 지점’을 선보였다.
오프라인 지점에 방문할 필요 없이 모바일 하나로 은행 업무가 가능해지자 영업 구역이 전국구로 확대된 것이다. 이전까지 저축은행은 영업 구역이 아닌 이외의 지역에서는 영업을 할 수 없었다. 예컨대 서울이 영업구역이면 서울 이외의 지역에 점포를 설치할 수 없는 것이다. 고객과의 접점이 없는 만큼 영업 구역 외 고객을 끌어 오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비대면 채널이 영업구역 제한을 단번에 허물어 버렸다. 실제로 웰컴저축은행의 ‘디지털지점’ 이용 현황을 보면, 강원, 경북, 전라남북도, 제주도 등 웰컴저축은행의 점포가 없는 지역에서 들어오는 고객의 비중이 올 4월말 기준으로 16%에 달한다. 이들 고객이 어디서든 편리하게 현금을 찾거나 입금할 수 있도록 ATM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중대 과제가 된 셈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비대면 채널 강화와 ATM 서비스 확대는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면서 "고객과의 오프라인 접점이 지점에서 ATM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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